안녕하세요.
엊그제 울진에 다녀오면서 티구안을 잠시 몰아봤는데 짧은 시간동안에 느낀점을 살짝 적어봅니다.
첫째, 컴팩트 SUV라고 하는데 실내가 그렇게 좁지는 않습니다.
조수석/운전석 모두 꽉 끼는 느낌 없이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175/86kg입니다..)
저는 운전할때 주변의 구조물이 적정거리 내에서 저를 에워싸고 있어야 편안하더군요.
휑한 공간에 몸만 덜렁 놓여있으면 약간 생경한 느낌이고 각종 레버나 스위치들도
되도록 손닿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걸 선호합니다.
뒷좌석은 짐이 실려 있어서 앉아보진 못했고 트렁크는 생각보다 많이 작습니다.
얼핏 봐서 가늠은 안되지만 사과박스 5~6개쯤될랑가 모르겠네요.
둘째, 연비가 썩 잘 나오진 않았습니다.
서울-감곡-제천-태백-울진-영해(오십천이 있는 영덕에서 북쪽으로 얼마 멀지 않은곳)까지인데
고속도-국도-오르락 내리락이 많이 섞여 있습니다. 시간에 쫓겨 속도를 약간 올리다보니
고속도 국도는 15정도, 경사진 곳에선 13정도 나옵니다. 아버지는 악셀-브레이크를 자주 쓰시는 편이라..
제가 굼벙이 운전으로 하면 +1~2될듯 했습니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첨가된 기능이 꽤 재미있습니다.
악셀을 밟다가 놓으면 즉시 RPM이 아이들 상태로 떨어지며 기어가 중립으로 들어가나봅니다.
그냥 탄력으로 쭈욱 굴러갑니다.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에 기어가 물려들고 엔진브레이크가 듣습니다.
평지에선 별도의 기어조작 없이도 수시로 탄력운전이 가능하고
얕은 내리막에선 그냥 악셀과 브레이크만으로도 크루징이 되더군요.
브레이크 밟아서 원하는 속도 맞추고 악셀 살짝 건드려주면 기어중립과 아이들 상태로
한없이 굴러갑니다.
다만 심한 내리막에서는 브레이크와 악셀을 수시로 조작해야되서 편의성이 좀 떨어지기에
그냥 브레이크만으로 속도조절하는게 나았습니다.
일반 차들과는 다르게 악셀에서 발을 떼도 곧바로 엔진브레이크가 듣지 않기때문에 전체적으로
차량의 브레이크 사용이 증가하고 패드등의 소모량이 늘어날듯 합니다.
아직 전체 주행거리 3000km정도로 길이 안들었고 탄력운전 습관이 붙으면 연비는 다소
높아지리라 예상합니다. 요령껏 하면 22-23정도 찍는분들이 많더군요.
골프의 경우도 30000km가 넘어가면서 연비가 약간 상승하는 경향이 있으니 두고 봐야겠습니다.
셋째, 실내 소음은 그럭저럭 만족할만한 수준입니다. 노면소음과 엔진음 모두 골프(5세대)에 비해
적습니다만, 역시 디젤이라 바아앙~ 하는 엔진음은 확연히 들려옵니다. 변속기 단수에 따라
톤이 약간씩 다른 느낌이네요.
블루모션이라 7단 변속기가 달려있는데 4~5단이 가속, 6단 순항, 7단 연비인가봅니다.
경사가 좀 섞여있으면 여간해선 7단이 유지가 잘 안되더군요.
6단 변속기인 골프는 1850rpm에서 계기판 시속 100인데 티구안은 1800미만인듯 합니다.
기타 사소한것.. 와이퍼가 좀 적응이 안됩니다. 차량 속도에 연동하는것 같은데
자꾸 빨라졌다 느려졌다 해서 좀 정신사나웠습니다. 이런건 그냥 기계식이 좋은데.. ㅠㅠ
운전석측의 와이퍼가 내려갈때 조수석쪽으로 물방울을 튕켜내서..
한번에 깨끗이 닦이질 않습니다..ㅋ
실내 바람 송출구가.. 동글뱅이인데 사람 몸으로 향하게 해두면
최대한 낮춰도 자꾸 얼굴쪽에 바람을 보냅니다. 눈이 까실해지네요. 이건 좀 에러인듯.
좌석의 위치조정이 운전석만 전자식입니다. 조수석은 레버와 펌프질로.. 기왕에 같이좀 해주지..;
운전대가 계기판쪽으로 찰싹 붙은 느낌이라 팔을 쭉 뻗어야 잡힙니다. 페달은 가깝고 핸들은 멉니다.
틸트시키면 좀 나아질지도 모르지만 짧은 주행이라 그냥 몸을 맞췄습니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밑뚜껑을 열어두니 실내가 훤해서 좋더군요. 특히 비오고 흐린날에 제법
괜찮았습니다.
보닛이 앞으로 많이 깎여보여서 시야는 좋은편인데 모퉁이 회전이나 주차시 거리 판단이 힘들수도 있겠네요.
앞쪽에도 센서가 있긴 했는데 후진시에만 작동하는건지.. 파크 어시스트용인지 모르겠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잘가고 잘 서고 기본성능은 충실했습니다.
아쉬운 것은 연비가 생각만큼 잘 안나온다는 것.
장거리 출장용/나들이용으로 쎄빠지게 부려먹힐 차라.. 기대치가 컸는데 이건 많이 아깝네요.
골프는 대충타면 20, 시내주행이나 과속으로 조지면 15~18, 연비주행하면 22~3찍었거든요..
일설에는 티구안이 점잖게 살살타는 차라고 하던데 수긍이 됩니다.
고속코너링도 골프보단 못하지만 SUV에 4륜이라 그러려니 하고..
그래도 뭐 오너께서 만족하시니 그걸로 된것이겠지요.
그럼.. 이만 짧은 시승기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