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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의 결과에 충격을 받은 사람이 많았을 텐데요. 사실 "예상 밖"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자기 중심적이고 무책임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내 생각이 곧 민심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기 때문에 예상 밖이고 그래서 충격이 되는 거겠죠. 박재동 화백의 만평이 생각나서 찾아봤습니다. 1992년 12월19일이네요. (김영삼 대통령 당선 됐던 다음날)
굳이 평가를 하자면 이번 선거는 밴드웨건 효과 보다는 언더독 효과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민주통합당은 자만에 들떠 있었고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100석도 못 얻을지 모른다고 호들갑을 떨었죠. 이제 와서 돌아보면 이 모든 과정이 치밀하게 준비된 시나리오였을 것 같기도 하고요. 박근혜가 새삼 무서운 사람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새누리당이라는 가치중립적 또는 가치배제적 당명에 선명하고 산뜻한 빨간 색 점퍼를 맞춰 입고, 진성호·전여옥·강용석 등을 과감히 쳐내고, 우스꽝스러운 손수조도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의 꼴통 이미지를 희석시켰고요. 무엇보다도 가카를 완전히 뒤로 숨겼죠. 마침 방송은 죄다 파업중이고 발행부수 상위의 신문들은 모두 불법사찰 물타기에 앞장섰고요. 운도 좋았지만 그보다는 전략과 기획력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박근혜씨가 그리 치밀해보이진 않아요ㅎ 운 하나는 정말 타고난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