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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9-07 22:28
여행생활자
http://l.otd.kr/VDPFB3I5
 글쓴이 : 넓은책상
조회 : 456  


제목: 여행생활자 -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여행기
저자: 유성용
출판사: 갤리온
반양장본| 360쪽| 297*210mm (A4)
추천 포인트: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고독한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홀로 떠나는 여행을 좋아하시는지?
타지에서 가슴 저미도록 반짝이는 외로움의 거울 앞에 홀로 대면하고 있자면
벌거벗겨지는 듯한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묘한 해방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기탄잘리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남겼다.
"여행자는 자기 문에 이르기 위해 낯선 문마다 두드려야 하고
마지막 가장 깊은 성소에 다다르기 위해 온갖 바깥 세계를 방황해야 합니다."

모든 여행은 결국 unique한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는 길목을 지나치는 것 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독특한 여행 이야기가 있다.
중국 윈난성에서 부터 시작해서 티벳, 인도,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등등 서역 땅을 1년 5개월 간 돌아다니면서 쓴
이 책에는
서역에 대한 여행 정보가 없다.
그저 일상생활을 하듯 여행을 한다.
오직 숨막히게 아름다운 문장과 사진이 있을 뿐.
어쩌면 저자는 자기 자신의 마음을 유랑하며 이 글을 적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대학 때는 시를 썼고 
졸업 후에는 꽃게잡이 배를 탔으며, 
서울에서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4년간 근무하다
지리산에 들어가 녹차를 우리고 나무를 깍으며 다시 4년을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날 짐을 싸고 여행을 떠났다.

그는 말한다.
'이 생에서 저버릴 수 없는 짐이 나와 그대의 어깨 위에 있다. 그 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의 말은 틀림없다. 죽지 않는다면야 일생동안 그 짐을 벗어버릴 수 없을 것이다.
때로는 가장 깊은 좌절과 막막함이 오히려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대의 위안이 될 것이다.
내가 일생을 다하여도 벗을 수 없다는 막막함, 그게 나의 유일한 위로가 되는거다.'

그의 여행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우리가 애써 숨기려하는 외로움을 그는 각 여행지마다 직접 대면하고 있는 것이다.
외로움은 피하려하면 외로움으로 남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고독이 된다.
그리고 그 고독은 자신의 성찰로 가는 길목과 맞닿아 있다.

'꿈속에서도 안개의 거리를 홀로 걷곤했다.
그럴때면 나는 내 속에서 소외되었던 마음의 먼 곳까지를 걸어갔다가 오곤했다.
시간의 그늘에서 나의 마음을 멀리 홀로 걷는 일.
그것은 깨어나면 기억도 없고 남는 것 하나 없지만,
다음날이 오고 얼음 알갱이처럼 빛나던 쉼라의 별빛 아래를 다시금 걸을 때면,
내 마음의 골목길이 바로 이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하나마다 매번 아름다움의 마지노선에서 빛나고 반짝였으나 뒤돌아 보면 너무 짧던 시간들.
나는 그들을 지나보내고 나면 늘 우울했고 또 다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기다림에는 그래서 서늘한 휘파람 소리가 난다.'

어쩌면 그의 여행기는 우리들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감상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이 도시를 방황하며 살아간다.
이 도시가 면면히 숨겨놓은 생활을 우리는 모두 알 수 없다.

'이곳 리장 고성은 수천의 골목길이 만들어내는 거대하고 신비한 미로다.
그 속을 돌아다니다 보면 방금 지나쳤던 길이 또다시 눈 앞에서 이어지고,
내가 길을 물었던 사람이 나에게 길을 묻는다. 
이곳에서는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이 별 구분이 서지 않는다. 익숙한 것이 낯설고, 낯설다는 것이 익숙하다.
이 거대한 규모의 살아있는 고성은, 시간을 쥐었다가 천천히 풀어내서 그 미로 속으로 끊임없이 흘려보낸다.'






'여행이란 마치 다음 생에서가 아니라 이 생에서, 다른 생을 살아보는 일. 모래 폭풍 속의 황량한 자갈밭을 슬픔없이 걷는다.'




'평화와 안정은 여행자의 꿈이지만, 어찌보면 처음부터 여행과는 함께 설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안정을 뿌리치고 떠도는 것이 여행의 근간이고 여행자에게 천국의 이미지는 어쩌면 꿈만으로 충분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행은 삶을 어느 정도의 거리를 가지고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그 거리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

여행을 떠난 그가 도시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떠나 온 서울 생활을 생각한다. 사랑 아니면 별 수가 없던 곳.
그래서 그 곳 사람들의 사랑은 멀리서 보면 그 어떤 생존전략 같다. 
도시에서 사랑도 없이 도대체 무엇에 기대어 꿈꾸고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그 곳에서는 내가 아는 사람들 모두가 한결같이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사랑을 추억하고 혹은 사랑을 경멸하고 사랑을 소망했다.
...
그 곳에 살 때는 나도 그것이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쩌면 그건 그리 자연스러운게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허무에서 비롯되는 사랑의 열정 혹은 그 열정의 속단된 해결. 그 속에서 누가 아름답게 사랑을 오래도록 감당할 수 있겠는가.'

나는 이 단락을 읽고는 한 동안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파키스탄의 한 축제를 보며 그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마리화나 연기 가득한 수피의 밤은 이제 본래의 신성함을 잃고 생활의 위로가 되어버린 듯 하다.
고단한 자들이 이 생에서 살아갈 만큼만 기대고 있는 아주 짧은 도취의 시간들,
그것들은 삶을 풍성하게 하는 금기너머의 죽음이나 천국이 아니다.
가령 우리의 술과 연애와 섹스처럼. 
그리고 애틋했던 당신의 사랑까지도.
아무래도 이것들은 쓸쓸한 일이다.'


그런데 왜 그는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인가?

"나는 어쩌면 그토록 사랑했을까.
......
내 걸음이 그대를 잊었는가. 
그 사이 나는 걸음을 걸을 때면 되도록 마음을 줄이고 발걸음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버릇이 생겼다.
나는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다. 
이것은 이제 아주 명백한 느낌이 든다. 
내 눈을 반쯤 감고서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다.
눈물이 갑자기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거의 끝 부분에서야 그는
사랑의 아픔이 여행으로 인도하게 되었다는,
그럴지도 모른다는 실마리를 준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부분의 여운은 깊게 울린다.

잘 기억 나지 않지만 그는 어딘가 높은 산을 올랐을 것이다.
'결국 내가 이곳까지 왔다.
짧은 감격을 뒤로하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려 하자, 폐가 약간 주저한다.
조심스레 한번 두번, 그리고 세번, 그렇게 숨을 들이마신다. 
무엇을 굳이 벗어나서가 아니라, 그저 따로 존재하고 있는 듯한 홀가분함. 
나는 그것을 한껏 들이마셨다.'

그리고 하산을 준비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던진다.
"그대가 스스로의 열정을 끝까지 밀고 올라섰다면,
그 열정이 다 타버린 자리에는 슬픔으로서의 허무가 아니라, 면면한 세상의 풍경이 남으리.
올라갔던 길을 다시 내려 걷는 일은 그래서 제 의지로 함부로 잘라냈던 시간의 풍경들에 용서를 구하는 일이다."

여행이 막바지에 다다름에 따라 나의 마음은 한겹씩 허물을 벗으며 가벼워졌다.
그는 일생을 함께할 쓸쓸함을 벗삼아 이 여행을 충분히 즐겼고,
그의 여행을 지켜보는 나도 어떤 후련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나도 어딘가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과 함께.
어쩌면 그것은 이미 어딘가 다녀온 느낌일 수도 있겠다.

'저 깜깜한 허공 위에 빛나는 점점의 길들을 보고 있자니 끊어질 듯 간신히 이어지는 저 길이면 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작 체험하고 가는 길, 길의 군더더기가 사라지고 마음이 환해진다.
내일이면 다른 나라다.'

나는 살아간다.
그 사실만으로도 족하다.

내일은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 그것을 아느냐 모르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그 여행으로 우리는 다시 성큼성큼 다가가고 있다.









                                                    Written by 넓은책상.



OTD [Lv: 31 / 명성: 712 / 전투력: 942] 08-07-07 21:04
 
테시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는지요?

저또한 눈에 익은 닉네임이라 더 반가운거 같습니다..

자주 놀러 오세요..볼것은 없지만서도^-^)~
넓은책상 08-09-23 11:36
 
ㅎㅎ 잘알겠습니다.
뀨뀨 08-09-10 23:21
 
저자가 정말 멋있네요...  꽃게잡이... 한번해고보 시퍼요~~~   -_-;;;;
테시 [Lv: 0 / 명성: 755 / 전투력: 4] 08-07-07 22:57
 

네네 ^^; 

넓은책상 08-09-11 14:00
 
^^ 뀨뀨님 저랑 함께 꽃게잡이 하러 가실래요? ㅋㅋ
저도 저자가 참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만년스토커 08-09-23 11:38
 
글쿤요
OTD 08-09-23 11:54
 
1. 레이저 마킹 : 레이저로 빔을 쏘아 맹근다.

2. Tampo : 한마디로 실크 스크린. 게임장 라이터등도 이와 같이 맹근다.

3. 이중사출 : 번들거려서 싫어하는 유저들이 좀 있다.

4. 승화 :  승화승화승화승화승화승화승화

결론
PBT에 인쇄만 열전사로 하면되니까..
결국 무각 베이지 레이저 키캡을 구해서 인쇄하면 됩니다! 물론 잘될지 안될지는 멀라요 텨텨~
넓은책상 [Lv: 2 / 명성: 756 / 전투력: 16] 08-07-07 23:11
 
테시님도 오셨네요. ^^ 반갑습니다.
오방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만년스토커 08-09-11 17:11
 
꽃게잡이 재미 있습니다 ㅎㅎ

제가 해 봤던 그 방법이 아니라면 낭훼 ;;
올리버 08-09-25 17:00
 
승화키캡 제작방식이 잘 이해가 안되네요... 문과생의 한계인가?
넓은책상 08-09-11 21:21
 
ㅋㅋ 어떤 방법인지 궁금한데요.
만년님과 뀨뀨님과 저랑 함께 꽃게잡으러 가야겠네요. ^^
제가 알고 있는 그 방법이 아니라면 대략 낭훼;;
테시 [Lv: 0 / 명성: 755 / 전투력: 4] 08-07-08 09:17
 

ㅎㅎ 소문듣고 왔습니다~ 반가워요~ 넓은책상님~

우줌 [Lv: 1 / 명성: 658 / 전투력: 89] 10-09-05 20:10
 
ㅁㅁㅇㅎㅇㅎㅇ!
나쁜동화 08-09-25 21:35
 
승화는 스며들어가게 하는것이죠. 요금에도 그런것을 파는지 모르겠지만 두꺼운 천위에 특빌한 잉크로 그림을 그린다음 그림이 옮겨질 천을깔고 그려진 천을 뒤집어서 위에 올린다음 다림질하면 그린그림이 옮겨지는것입니다. 이것과 유사한 방식입니다.^^
OTD 08-09-12 02:25
 
재밌게 읽었습니다. 뭔지 모를 여운이 호호혹~ 하고 감도네요..^^
그리고 수피..꼭 가보고 싶습니다 -0-
BJPOP [Lv: 31 / 명성: 634 / 전투력: 670] 10-11-10 20:37
 
반가워요^^
넓은책상 08-09-12 09:44
 

우리 응삼님께서 친히 읽어주시고 댓글까지 남겨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이네요. 응삼님의 감수성이 반응을 한 것이겠지요.
저도 수피의 밤 꼭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같이 가실까요? ㅎㅎ

현지만세 09-07-28 12:20
 
아 어려워요 ;;
알짱이 [Lv: 0 / 명성: 612 / 전투력: 5] 11-04-17 01:20
 
안녕하세요 ㅎ
오키도키 10-12-16 13:10
 
그..그렇군요..
카프리옹 08-09-19 22:08
 
읽고 싶어지는군요...
넓은책상님의 좋은 글 잘보고 있습니다.  ^^
넓은책상 08-09-22 19:11
 
카프리옹님 ^^
제 글을 읽고 계신다니 앞으로 더 신경써서 글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삶을 사세요~!
불루밍하울 13-11-10 11:56
 
잘봤습니다.^^
fodo [Lv: 25 / 명성: 623 / 전투력: 1343] 11-05-01 23:17
 
안녕하세요
오동통 08-10-21 15:24
 
넓은책상님 안녕하세요..

이제서야 들어와서 넓은책상님에 글을 보고 갑니다. 

자주 들어와 보겠습니다...   쪼꼬마 배상
이동원 [Lv: -1 / 명성: 600 / 전투력: 1] 11-06-25 20:45
 
ㅊㅊㅊㅊㅊㅊㅊ
미니파크16 [Lv: -8 / 명성: 581 / 전투력: 2] 12-02-25 09:11
 
안녕하세요
넓은책상 08-10-22 16:27
 
앗! 쪼꼬마님. ^^
반갑습니다.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자주 뵐 수 있길를 빕니다. 건강하세요~
미니파크16 [Lv: -8 / 명성: 581 / 전투력: 2] 12-02-25 09:32
 
감사합니다..
진훈 17-02-26 18:27
 
좋은 글 감사합니다.
키매냐 [Lv: 0 / 명성: 603 / 전투력: 1] 12-03-14 08:32
 
안녕하세요...
아통닭안오노 [Lv: 0 / 명성: 506 / 전투력: 0] 13-04-15 00:28
 
안녕하세요~
JSho [Lv: 2 / 명성: 525 / 전투력: 282] 13-05-22 01:35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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