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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board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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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2-15 10:55
복싱 스토리 [24]
http://l.otd.kr/VDPFB3I5
 글쓴이 : 노바
조회 : 456  

허리 부상으로 약 3개월간 운동을 쉬다가 구정이 지나고 나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전신 거울을 보니 턱살, 볼살은 땡땡 불어 있고 홀쭉해지던 허리가 미쉐린 타이어 마냥 볼록하게

다시 붙었더군요. 기초체력 보강을 위주로 운동을 하는데 복싱 시작하기 전 1년전으로 체력이

백섭된 듯 바닥을 벌벌 기네요.


여튼 샤복샤복 운동을 다시 하고 있던 찰나 스파링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저녁 먹은지 얼마 안되서

없지 않아 부담감이 있었지만 저와 같은 헤비급과의 스파링은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다 싶기도 하고,

내 실력이 얼마나 줄었는지 궁금해서 한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상대는 저와 비슷한 아마츄어 기준의 헤비급. 신장은 저보다 조금 작지만 근육량이 많은 찰진 몸매의

소유자였습니다. 저보다 오래 운동해온 친구이기도 하고, 멧집과 밀어붙이는 힘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친구도 공부 때문에 약 6개월간 운동을 쉬었다고 하더군요.


규격 링 보다 작은 간이 링에 코치님이 심판으로 올라왔는데 세명이 있으니 미어 터지려고 하더군요.




어쨌거나 라운드 1 땡~

역시 가벼운 체급들과는 다르게 주먹이 묵직하게 들어왔습니다. 마음만은 파퀴아오 선수였지만 이놈의

저질 몸땡이는 노인정의 영감님 처럼 내 맘대로 움직이질 않더군요. 초반에 상대방의 돌파력에 기가

눌려 밀렸습니다. 아마츄어 룰에서는 바닥에 쓰러지지 않고 가드하고 서 있더라도 저항없이 계속 맞게

되면 스텐딩 다운을 당하게 되는데요, 앗차; 초반에 한번 당했습니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둔하디 둔한 스텝이라도 밟으면서 치고 빠지고 도망갈 수 없을때는 클린치라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상대방도 반년동안 쉬던 몸이라 체력이 금방 고갈되가는게

느껴졌습니다. '나만 힘든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힘이 나더군요. 상대방 주먹이 나오는

빈틈을 타 훅으로 관자놀이와 턱을 집중적으로 노렸습니다. 몇대 깔끔하게 클린 히트가 나오면서

1라운드가 끝났습니다.




1분 쉬고 다시 라운드 2 땡~

위 아래 섞어 때리라는 코치님의 가이드에 따라 복부 가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상대방의 가드가 튼튼

하지만 역시 찾아보면 빈틈은 나오기 나름이고, 빈틈이 없다면 직접 만들어 들어가보려 노력했습니다.

가볍고 긴 잽으로 견제하면서 위 아래 섞어 때리니 상대방의 페이스가 흔들리기 시작하는게 보였습니다.


여기에 탄력을 받아 저도 상체를 부지런히 흔들면서 훼이크를 섞어 상대방을 더 정신없게 만들어 보려고

시도했습니다. 상대방 얼굴 정면에 정타를 한번 꼳으니 마우스피스를 꽉 물고 있는 입에서 침이 많이 흘러

나오는게 보였습니다. 체력이 고갈 되기도 했고 데미지도 좀 받은 듯 느껴져 올타꾸나! 하고 들어가다가

저도 많이 맞았네요. ㅎㅎㅎㅎㅎ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크로스 카운터와 훅 클린히트가 들어가니 그동안

못 느껴본 짜릿함이 온몸을 자극한 순간~ 두번째 라운드가 끝났네요.




원래는 4라운드 정도 뛸 생각이었으나 제가 저녁 먹은지 얼마 안된 상태에서 열라 뛰니 오바이트 쏠림과

함께 숨이 차올라서 여기까지만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상대는 다른 사람과 또 2라운드를 뛰네요.

부러운 체력이었습니다. 계속 했다면 저는 피떡이 됬었을지도 모르겠어요. ㄷㄷㄷㄷ


여튼 짧은 2라운드 스파링을 돌이켜 보니... 문제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 체력이 저질이다.

  - 쉽게 흥분하여 동작이 커진다.

  - 스텝이 둔하다.

  - 무게중심을 잡기 위한 체중이동이 바보같아 제대로 된 연타를 때리지 못한다.

  - 오른손에 비해 왼손의 파워가 너무 떨어진다.

  - 용기가 부족하여 기 싸움에 쉽게 눌린다.


..... 그 밖에 기타등등.... 수 많은 문제를 발견해서 자아성찰의 시간을 자연스레 가지게 되더군요.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오른쪽 손목이 시큰거려 오네요. 체중을 주먹에 제대로 실어 때릴때

오는 관절의 무리가 아니라, 제대로 못때려서 손목이 꺾인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이뭐병;


여튼 간만에 제대로 된 메도우 아닌 스파링을 해보니 역시 제 실력이 고스란히 나오네요. 역시 몸은

정직합니다. 그리고 하면 할 수록 느끼지만 상대방 뿐만 아니라 내 자신과도 싸워야 하니 링 위에

올라가면 2명을 상대하는 기분이 듭니다.


결론은 기초제력 보강과 무한반복 연습 그리고 또 연습 뿐이네요. 

오티디언 복서님들, 홧팅입니다! 췩췩~






















본문 내용을 잊게 하는 짤방 ㄳ






 


DJ몽키 [Lv: 364 / 명성: 633 / 전투력: 20932] 12-02-15 11:00
 
워~~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마무리 짤방도 나이스~입니다 ㅋㅋ
고고위시스피놀자 [Lv: 152 / 명성: 624 / 전투력: 5586] 12-02-15 11:02
 
짤방을 보니 기억이...(저장완료)

소주님께서 스파링을 기다기고 계신걸로 압니다
소주님과의 스파링을 하시려면 더 정진하셔야... 쿨럭...
소주 [Lv: 273 / 명성: 635 / 전투력: 13371] 12-02-15 11:05
 
ㅡㅡ
ㅜㅜ
소주 [Lv: 273 / 명성: 635 / 전투력: 13371] 12-02-15 11:04
 
타고나신 체질이라 또 시작하시면 금방 살도 빠지실거에요. 쉽게 흥분하면서도 용기가 부족하다는건 흥분을 하면서도 침착할 줄 안다는 것처럼 들리네요. 무엇보다도 스스로 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는게 좋은겁니다.
finkl [Lv: 56 / 명성: 722 / 전투력: 1433] 12-02-15 11:07
 
역시 남자는 격투기!
grus [Lv: 43 / 명성: 581 / 전투력: 2677] 12-02-15 11:07
 
글을 읽는데..왜 복싱이 보일까요..ㅎㅎ

마치 복싱을 본듯한 기분이에요 ㅎㅎ
마디 [Lv: 731 / 명성: 715 / 전투력: 10517] 12-02-15 12:19
 
역시 남자는 짤방! ^^;;
impreso [Lv: 93 / 명성: 754 / 전투력: 5463] 12-02-15 12:28
 
노바님 짤방도 오랜만에 보네요 ㅎㅎㅎ
작안의샤나 [Lv: 195 / 명성: 633 / 전투력: 6456] 12-02-15 12:34
 
저도 겨울내내 감기에 이것저것 자잘한 문제때문에 운동을 못했는데 (뭐 운동이라고해봐야 살빼기운동이지만 ㅎㅎ) 지금 글을 읽고 제몸을 보니 ㅋ 전형적인 40대 배나온(심하게) 아저씨네요. 조금씩이라도 시작해야겠어요.
Dtree [Lv: 69 / 명성: 583 / 전투력: 2571] 12-02-15 12:41
 
와~멋지네요~^^b
젊었을때 복싱 배워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나이 약간 있는 일반인들도 취미 삼아 해 볼수 있는 건가요?^^
노바 [Lv: 300 / 명성: 756 / 전투력: 7658] 12-02-15 13:43
 
저도 조금 있으면 40을 바라보는 나이인데도, 저보다 나이 많은 분들 꽤 있습니다. ^^
lingqi [Lv: 429 / 명성: 572 / 전투력: 10901] 12-02-15 12:57
 
짤방보고 웃음이 멈추지 않아요... 나 미쳤나봐...^^
nuol [Lv: 10 / 명성: 592 / 전투력: 515] 12-02-15 13:06
 
와 복싱.. 맷집이 약해서 배우기 무서워요ㅎㅎ
마사미 [Lv: 300 / 명성: 602 / 전투력: 17682] 12-02-15 13:22
 
복싱이나 격투기 배워보고 싶네요..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 될거같아요 ^_^
마가리타 [Lv: 189 / 명성: 750 / 전투력: 3974] 12-02-15 13:32
 
저도 요즘 운동을 해야겠다 마음먹고 있는데 쉽지가 않네요^^;
EntropyZero [Lv: 46 / 명성: 669 / 전투력: 3348] 12-02-15 14:51
 
건투를 빕니다. ^0^;
Pencilcase [Lv: 0 / 명성: 567 / 전투력: 25] 12-02-16 14:03
 
진짜 멋지네요.. 저도 운동을 참 하고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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