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갓 가입해서 얼치기 눈팅만 하던 저는
'10월에 가입한 동기님을 찾는다'는 글을 자게에 올렸습니다.
그리고는 곧 댓글들이 달렸는데 그 중에 한 분이 ujos라는 아이디의 어느 횐님이었습니다.
'명성을 보니 가입 주차는 비슷한데, 10월 말인지 11월 초인지 날짜 계산을 정확히 해봐야 안다',
즉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명박스러운 댓글을 1차로 단 그는
곧이어 '확인 결과 10월 말에 가입했다, 반갑다'는 2차 댓글을 남겼습니다.
ujos가 무슨 뜻인지 잠시 고민하다가, 네인횬 지식인에 물어봤더니
모른다는 무식인들밖에 없어서 그냥 포기했습니다.
여하간 그렇게 직접 한 번 만나 본 적 없는 동기지간이 되어 지금에 왔지요.
그가 쓴 글과 댓글들을 보면서 저는 묘한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좋든 싫든 일단 할 말은 하고, 아니면 말자' 식의 쿨한 문체
문장성분을 자유롭게 나열해도 말이 되게 만드는 오묘한 문장력
가려운 곳을 풍자 삽화를 통해 은근히 긁어주는 시원하지만 살짝 섭섭한 성격
간간이 주고 받는 쪽지에서 묻어나는 따뜻한 오리온틱 정
아... 저는 정말 한동안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ujos가 단순히 soju를 거꾸로 적어 놓았을 뿐이라는 벼락 맞을 사실을 알았을 때
어처구니가 무단가출한 코마상태로 병석에 누워야만 했습니다.
어찌도 이런 작명을 인간으로서 해야 했단 말인가...
그 뒤로 소주병를 보면 마시기도 전에
거꾸로 오바이트부터 먼저 하는
병명에도 없는 부작용을 겪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 때의 'ujos'님이 지금의 '소주'님이라는
대단히 고급스러운 정보를 담은 인물 집중 탐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