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초등학교때일 겁니다.
학교 댕겨오니 못보던 커다랗고 베이지톤의 손잡이 달린 가방처럼 생긴 게 집에 턱하니 놓여있더군요.
무겁기는 또 왠만큼 무거운지 지금도 그 느낌, 그 무게감이 생각납니다.
하나밖에 없는 누나가 배운다고 들여온 타자기더군요.
브랜드 이름은 생각나지 않네요. 클러버였나 마라톤이였나..?!?!
육중한 플라스틱 커버를 벗겨내니
오밀조밀한 자판과 부채살처럼 퍼진 철제로 된 인쇄하게 해주는 철막대기들....
한번 눌러보니.. "딱~!" 소리내주는데, 지금도 그 소리가 메아리 치는 디테일한 기억 Call~!
하얗디 하얀 A4용지는 과분하죠.
회색빛나는 '갱지'(10원에 4장인가 ?!)에다 신기해서 한달동안 미쳐서 쳐댔던 기억이 갑자기 나네요.
생각해보면 그때 집에 컴퓨터도 없었을 때, 아마 제가 맨처음 키보드 자판을 만져본 기억이 아닐까 합니다.
비교적 경쾌한 문자열자판의 키감이나, 스펙타클한 중독성있는 스페이스바(스페이스바 눌르면 기계적으로 우측으로 밀려나면서 그 관성의 스톱과 무브의 느낌은 중독성 느낍니다.)
받침 눌를때의 그 묵직함..(진짜 어린 손꾸락으론 무겁다는 기억만...)
줄바꿈 해주는 왼쪽 상단의 핸들?의 톱니의 느낌~
나중에 인쇄된 거 보면 글자 삐뚤삐뚤하면서도, 받침만의 미묘한 위치! 그 미친 존재감...
하지만 한글자 틀려버리면 집어던지구 싶었던 타자기.....!!!ㅎㅎㅎ
아마 그때 이후론 다시는 타자기 만져본 적이 없는 거 같습니다.
키보드 취미하면서 오늘밤은 그냥 타자기 생각이 나네요.
결론 : 갑자기 이 밤에 타자기 생각나서 뻘글 투척...
안녕히 주무세요...
ps> 사진의 앤틱 타자기 작동만 된다면 정말 구입해보고 싶네요.
사냥하는 자 님께서 처음으로 하나 사 보시는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