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도사 잡아 넣으려고 참 잔머리 엄청나게 굴려 댑니다. 이런 똑똑함을
국민을 위해 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자기네들 해 처먹을려구만 하는데
써먹으니 나라가 골병듭니다.
--- 페이스북 나는 꼼수다 담벼락에서 퍼온 글입니다 ---
나는 꼼수다. 서초동에서 본 내일 정봉주 전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문.
법원은 총14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됩니다.
14명의 대법관 중 대법원장 1인, 법원행정처장 1인을 제외하고 나머지 12인이 4명씩 조를 짜서, 3개의 부서를 이룹니다. 이 4명이 하나의 재판부를 형성해서 판결을 내리는데, 정봉주의 경우 대법2부입니다.
대법원에서 최초 정봉주의 판결선고기일을 예정한 날은 2011년 8월 18일입니다.
2008년 12월 22일에 상고심 접수가 됬는데, 2년 8개월여 만에 판결선고를 예고한 것이죠. 그런데 갑자기 8월에 예정된 선고를 무기한 연기합니다. 이때에 대한 분석은 김총수가 이미 한 바 있죠. 당시 대법2부의 판사는 이상훈·전수안·박시환·양창수입니다.
한때, 대법원에 독수리5형제 판사가 있다고 했습니다.
김영란·이홍훈·김지형·전수안·박시환 대법관이 이들인데요.
이 대법관들은 모두 진보적 성향의 법관들로서 모두 노무현전대통령재임 중에 임명되어, 한결같은 진보적 성향의 판결을 내립니다. 전원합의체 판결때도 이 다섯명은 늘 의견을 같이하죠. 이 독수리5형제 대법관 중 2명인, 박시환·전수환 대법관이 대법2부 소속이었습니다.
양창수 대법관은 사법계 최초의 학자출신 대법관입니다. 서울대 법대교수 출신인 그는, 법공부 하는 사람들의 바이블이기도한 “민법연구”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이 사람의 구체적 성향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으나, 학자답게 무난한 평을 늘 듣고 있습니다.
이상훈 대법관. 정봉주 사건의 주심 대법관입니다.
주심판사란 사건전체를 관장하고, 사건스케쥴 및 기록을 직접 보고 사건을 판단하는 판사지요. 그래서 이번 꼼수에서도 김용민교수가 “이상훈 대법관 믿는다.”라고 발언 한거죠.
이상훈 대법관은 그 유명한 삼성에버랜드 판사로서, 삼성측에 석명권을 행사한 판사입니다. 석명권이란 재판 진행중에 판사가 당사자에게 판결에 필요한 자료를 요구하고, 이에 대한 설명을 내리라는 취지의 명령입니다. 당시, 삼성은 발칵 뒤집혔고, 석연치않은 과정을 통해 당시 서울고법 이상훈 판사는 다른 곳으로 전보발령되죠. 고법판사시절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 무죄판결을 내리기도 합니다.
이상 4명이 올해 8월의 정봉주 재판의 대법관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밌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퇴임문제로 인해, 9월부터 전원합의체가 열리지 않게됩니다. 전원합의체란, 각 담당재판부의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소수의 의견이 나오거나 그 사건이 종전에 대법원에서 판시한 헌법ㆍ법률ㆍ명령 또는 규칙의 해석적용에 관한 의견을 변경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하는 경우 그리고 판결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않을 경우, 당해 사건을 13명의 대법관(법원행정처장 제외,대법원장 포함)이 회의를 개최하여 판결합니다.
이러한 전원합의체는 대법관전원의 3분의 2이상의 출석과 출석인원 과반석의 찬성으로 의결을 합니다.
이러한 전원합의체 판결이 9월부터 열리지 않은데다가, 독수리 오형제 중 김지형, 박시환 대법관이 11월에 임기만료로 퇴임합니다. 3명이나 공석인 상황에서 전원합의체 판결을 열게된 전례가 없으므로, 대법원은 석달이 넘게 전원합의체를 열지 못합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전원합의체를 열지 못한 경우도 역시 전례가 없죠.
이러한 상황에서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이 너무 늦어진다는 이유로, 12월 15일 전원합의체를 열겠다고 발표합니다. 15일에 첫회의를 예정했는데, 첫회의에 전원합의체에 회부할 각 사건들을 선별하는 작업을 먼저 했겠죠.
그런데 대법2부에서 12월 14일에 갑자기, 정봉주 사건 판결선고를 결정하고 선고기일통지서를 발송해 버립니다. 그러므로 15일 전원합의체 회의 대상에 정봉주 사건은 빠져버립니다.
독수리 오형제중 1인인 전수안 대법관, 민법강의 저자이자 교수 출신의 호인 양창수 대법관, 진보대법관 이상훈 주심대법관.
이들은 과연 내일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요?
법에 대해서는 무지해서 관심이 거의 없었는데 저런 시스템이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