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말 유령이 되어버린 유령회원 푸른용입니다.
이전 팀에 있을 때는 대형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정신 없었고. 아직도 진행중이고...
내년 6월 국제 인증 때까지 절반쯤 발을 담궈야 합니다. ㅠ.ㅠ
지난 10월 갑작스레 1분기를 남겨두고 팀을 옮겨서 또 폭풍같은 시간을 보내고...
두 달 동안 작성해 내 보고서 개수는 두 개인데 이 보고서 범위를 들으신
다른 분들이 어떤 미친 쉭~쉭~ 이러면서 저 보다 더 화를 내시더군요.
마지막 달 어느 정도 이제는 좀 소강상태가 오나 했는데...
갑자기 지난 금요일 아버님께 걸려온 전화한 통...
바로 집 앞 X희대 병원에 어머님이 입원하셨단 소식.
목요일 오후 제기동에 볼일 보러 나오신 어머니가 쓰러지셔서 아버님께서 급히 오셔서
앰블런스로 응급실에 오신다음 입원실로 옮기셨다는 군요.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바쁜 자식이 화들짝 놀래 달려올까 입원하신 다음 연락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저도 모르게 버럭! 확를 내고 말았습니다.
칠순이 훌쩍 넘으신 노인네가 그 먼길을 달려와서 당황하셨을 생각에...
자식된 도리를 다하지 못한 죄책감에 제 자신에게 더 화가 나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일이 바쁘다고 왕복 120km 거리가 멀다고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것이 더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무려 4-5회 이상의 정밀 촬영도 모자라 오늘 아침 정밀 조영 촬영하러 들어가시는 걸 보고
회사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남아 있겠다고 하는 저를 억지로 등 떠미시면서...
가는 걸 보고 나서야 촬영 가시겠다고 하시는 바람에...
일이 손에 잡힐리가 있겠습니까만...
뭘 위해 이렇게 살았나 싶은 생각에 자꾸만 눈앞이 흐려 집니다.
다음 달 설 연휴쯤 출산을 앞둔 아내도 저와 같은 마음이었는지...
토요일 낮에 아버님과 점심식사라도 함께 한다며
혼자 병원을 다녀오다 앞으로 넘어져 큰 일이 날 뻔 했는데
넘어지면서 본능적으로 손과 무릎으로 겨우 버텼다고 하면서 저를 보더니 울음을 터뜨리더군요.
오늘 아침에 상처를 보았더니 한 쪽 무릎에 상처가 깊어 진물이 끊이질 않습니다.
왠만해서는 잘 울지 않는 어린 딸 아이도 어제 할머니 병문안을 왔다가 병원 복도에서 넘어지더니
엎드려서 일어나질 못하고 한참을 울었는데
오늘 아침에 발이 부어 있어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집 앞 정형외과에 보냈습니다.
안 좋은 일은 몰아서 찾아온다더니 크고 작은 일들이 연거푸 몰려와 공황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이 또한 인생의 아주 작은 일부분일테지만
막상 닥치거나 겪게 되면 아직도 성숙하지 못한 제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 집니다.
모처럼 만에 가족들과 따뜻한 휴가를 보내려고 남은 휴가를 몰아 가까운 온천에 갈 계획을 세웠는데...
어려울 것 같아 너무 미안하고 맘이 아픕니다.
내년 설 명절 쯔음에 태어날 둘째와 거의 동일한 시기의 인사이동...
이제 무엇이 중요하고 뭘 위해 살아야 할 지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겠습니다.
스스로 소중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산 다 자부했는데...
무엇이 중요한지 전혀 모르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과 자식들이 비슷할 거라 생각이 듭니다만...
감히 그분들께 이런 말할 자격 조차도 없지만...
한 해를 정리하는 지금...
한 번 쯤 되돌아 보시는 시간을 가지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하다 그나마 이곳에 두서없이 넋두리를 잔뜩 늘어놓고 갑니다.
한 주의 시작부터 우울한 이야기로 분위기를 다운 시키지 않았나 걱정이 됩니다.
모쪼록 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 활기찬 한 주 보내시고
이래저래 행사가 많은 연말이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따뜻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부디 몸 상하는 일 없이 조금은 편할 날들이 얼른 오길 빌어봅니다^^.
더불어 가족분들의 건강도 함께 빌어 봅니다.
힘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