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궐선거에 참가한 시민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거나 <한겨레>에 전자우편으로 보내온 ‘투표 인증샷’ 가운데 546장을 모아 ‘투표하는 손’을 모자이크로 만들었다. 투표일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 인증샷을 위축시킬 수 있는 지침을 내놓았는데도, 26일 트위터에만 17만여명이 인증샷이나 투표 관련 글을 올렸다. <한겨레>가 운영한 트위터 해시태그 ‘#투표하니’에도 수천건의 인증샷이 올라왔다.
사진 / 한겨레 김정효 김태형 기자
● 박원순 범야권 단일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됐다는 소식이 모든 조간1면을 장식했네.
최종 득표율은 53.4%로 나타났다. 나경원 후보는 7.2% 모자란 46.2%. 완패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박원순 후보는 전체 25개 자치구 가운데 서초구와 강남구, 송파구, 용산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구에서 모두 나경원 후보를 앞섰다. 내년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나라당 의원들, 초비상이 됐다.
○ 신문들 마다 공통되는 분석은 20에서 40대가 현 정부에 등 돌렸다는 것 아닌가?
“20-40대 넥타이 하이힐 부대가 출퇴근길에 무더기 투표한 것”이 박원순의 승리 요인이라는 분석, 다른 의견 가진 신문이 없었다. 어제 저녁 6시 39.9%이던 투표율이 오후 8시 48.6%였다. 두 시간 동안 8.7%포인트나 급등했다. 지난 4.27 분당을 선거에서 같은 시간대 투표율이 9.1%포인트나 늘었던 전례가 이번에도 반복된 것이다.
세대별로 어느 쪽에 더 표를 줬나 이걸 알 수 있는 방법은 어제 SBS를 포함한 방송3사 출구조사다. 박원순과 나경원의 격차는 20대에서 39.2%, 30대 52%포인트다. (물론 박원순 후보가 앞섰다.) 40대에서는 박원순 후보가 두 배 더 표를 얻었다. 50대도 흥미롭다. 나경원 후보가 앞서긴 했지만 고작 13.5% 앞서는 정도였다. 20~30대에서 40대로 번진 현 정권 심판론이 50대로도 확장되는 흐름이다.
○ 그런데 전통적 한나라당 지지지역인 강남 3구도 박원순 돌풍이 이어졌더라.
나경원 후보는 서초구, 강남구에서만 박원순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앞섰고 송파구는 1.4%, 용산은 4% 차이였다. 이번에 강남권에서도 박원순 후보는 45% 이상 득표했다. <중앙일보>는 6면에서 한나라당에 비판적인 ‘강남좌파’가 내년 총선이나 대선 때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다른 지역 재보선에서는 호남을 제외하고는 압승한 한나라당, 결코 웃을 처지가 아니겠다.
일단 청와대. 당장 임기가 1년4개월 남은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골치를 앓고 있다. 야권과 박원순 후보가 내세운 '정권 심판' 주장이 서울시민들에게 받아들여진 만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추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 <한국일보> 4면 분석.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사실상 무승부”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 번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25.7%에 불과해 개함이 무산됐을 때에도 “사실상 승리”라고 하지 않았나? 한나라당이 민심 수렴에 성의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이번에 한나라당과 함께 굴욕을 겪은 두 군데 이야기도 해보자.
우선 여론조사 기관. 투표가 끝난 직후 발표된 SBS를 비롯한 방송3사 출구조사는 실제 개표 결과에 상당 수준 근접했던 반면 선거기간 직전까지 여야 후보의 접전을 예측했던 여론조사는 또다시 불명예를 안게 됐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사실상 마지막으로 실시된 5개 여론조사에서도 2곳 즉 <동아일보> <중앙일보> 조사가 나경원 후보의 우세를 점쳤다. 3개 기관은 박원순 후보가 앞선 결과를 내놓았으나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고. <한국일보> 6면 보도.
○ 또 반성해야 할 쪽, 바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아닌가?
<경향신문> 사설 짚어본다. 재·보선 하루 전날 박원순 후보의 학력정정 공문을 투표소에 부착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박원순 후보가 고의로 학력을 허위기재한 듯 한 인상을 준 것이다. 선관위는 반면, 대조적으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재산신고 때에 다이아몬드 가격을 축소한 데 대해서는 관대한 자세를 보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선관위는 또 투표율 자체가 선거의 핵심의제였던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서울시에 주소를 둔 수도권 근무자들의 투표권 행사를 위해 정부기관과 인천시·경기도에까지 적극적으로 협조공문을 보냈지만 이번에는 소극적 자세를 보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선관위는 SNS를 통한 투표 독려 행위를 강력 규제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인지 선거방해위원회인지 혼동된다.
● 다음 소식 살펴보자.
통계청이 밝힌 지난달 한국의 실업률은 3%다. 여기서 실업률에 잡히는 실업자는 15살부터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경제활동인구’ 중에 일자리를 못 구한 사람이다. 그런데 취업을 원하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활동을 단념한 사람은 뺀다.
이래도 되나? 국제노동기구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 국제노동기구 기준으로 실업자를 다시 살피니 실업률은 3%에서 20%로 뛴다고.
● 조현오 경찰청장, 안팎으로 수세에 몰렸네.
그제 ‘올해 말까지 총기를 써서라도 조직폭력배를 검거하라’고 독려하면서 모범 사례로 부산지방경찰청을 거론했다. 34명의 조폭을 잡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34명 중에 조폭은 7명뿐이고 나머지 27명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또 수개월 전 실적까지 긁어모은 34명이었다고. <한겨레> 10면.
● 금융감독원 직원들, 속보이는 이직을 하고 있다고?
금감원에서 직원들의 탈출 러시가 벌어지고 있다. 그제 하루에만 8명이 퇴직한 것을 포함해 이달 들어 18명이 사표를 냈다. 추가로 사직 의사를 밝힌 직원들까지 더하면 이달 중 30명 안팎이 금감원을 떠날 것으로 예상.
이유는 이른바 ‘전관예우금지법’이 확대 시행되는 오는 30일 이전에 금감원을 빠져 나와서 이직을 하기 위해서다.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오는 30일부터는 4급 이상 의무적으로 재산을 등록. 금감원의 4급 이상 직원들은 재취업도 제한된다. <조선일보> 6면 보도.
● 승용차가 5m 땅속에서 발견된 실종 미스터리 사건, 그 내막이 궁금하다.
경남 거창에 사는 40대 여성. 한 달 전 빌려준 돈 받으러 나갔다. 용의자로 지목된 남성이 있었다. 60대인데. 잠적했다. 이 60대 남성의 아들은 투신자살했다.
이해할 수 없는 단서는 이렇다. 용의자인 남성 집 마당 언덕 5m를 팠더니 여성의 차량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차 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한편 아들의 투신은 또 뭐냐. 아들은 경찰서에 가서 “아버지가 '시체는 경찰이 상상할 수 없는 곳에 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고. <중앙일보> 19면 보도.
● 오늘부터는 평년 기온을 회복하면서, 완연한 가을 날씨를 되찾겠다고?
낮부터 기온이 크게 올라 이맘때의 가을 날씨를 되찾겠다. 당분간 일교차가 큰 날씨가 계속되겠고요, 주말에는 비예보가 있다. 토요일인인 모레는 전국에, 일요일에는 영동과 영남지방에 비가 내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