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씨 인터뷰 기사가 났는데 그 사람의 느낌이야 그렇다쳐도... '인품이 훌륭하다고 정치를 잘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참 공감 갑니다. 일부 인용하고 원문 링크 겁니다.
<퍼온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랑 친한 거 같던데.
"인간적으로는. 안지 한 10여년 됐다. 그냥 인터뷰하다가 처음 만나서. 그 양반의 정치적
스탠스는 한 번도 지지해 본 적이 없지만 자연인으로 돌아가고 나면. 사실 한나라당 하고 잘 안 어울리는 분이다. 소탈한 면도 있고 솔직한 편이고
대단히, 사석에서는."
-가카도 사석에선 솔직하실 수 있을 텐데.
"가카가 서울시장일 때 인터뷰하면서 '여긴 이미 대선
팀으로 타이트하게 돌아가는구나' 느껴다. 보좌하거나 배석하는 사람 수를 보면 그 사람이 가진 권위의식이나 그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드러난다. 사고가 리버럴하고 소탈한 사람일수록 다 물리치고 혼자 한다. 보좌관이 옆에서 메모를 할 수도 있지만, (배석자가) 한 사람을 넘어가는
경우는 잘 못 봤다. 그런데 그때 한 열 명쯤 둘러서서 뭔가 몰아가려고 하면 중간에 튀어나와서 대놓고 뭐라고 하더라. 그 때 생각한 게 '이
XX가 대통령 되면 X되겠는데'였다."
-그때부터 싫어했나.
"처음 보자마자 싫어했다. 치고 나오는 보좌관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얘기를 들으면서 받은 인상이 말이 붕 떠있었다. 답변을 잘 못한다기보다는, '아, 이 질문에는 이 답변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니까 하는
거구나' 그런 느낌. 그리고 이 사람은 말, 진짜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 말을 하는구나. 말로 설명할 순 없는데 하여튼
느낌."
-그럼 좋은 느낌을 받은 사람은 누군가.
"문재인(노무현재단 이사장). 만나기도 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 노제 때 TV 화면에서 보고 '아, 저 사람이면 가능하겠다' 싶었다. 영결식 때 왜 백원우 의원이
튀어나오고 난리 났을 때 문 이사장이 상황 수습 하느라 이명박 대통령에게 걸어와서 인사를 했다. 그때 굉장히 묘한 느낌이 들었다. (TV
보며)'사과하지 마라. 그냥 지나가자. 나이스' 속으로 그러다가 '저 사람이 하니까 경우가 바른 거 같네' 싶었다.
표정, 걸어오는 자세, 고개 숙이는 각도, 말을 건네는 태도, 종합적인 아우라. 이미 박근혜가 한나라당 다음 대선 대표주자이고 아무도 그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때였는데, 저 사람이면 박근혜하고 싸울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하게 됐다."
-인품이 훌륭하다고
정치를 잘하는 건 아니지 않나.
"물론 인물론이 가지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한 사람이 시스템을 다 바꿔 놓을 수도 없고. 품성으로만 정치하는 것도 아니고. 근데 품성도 중요하다. 왜냐면 결국은 여러
가지 우선순위가 부딪칠 때 발휘되는 균형 감각이라고 하는 게, 다른 말로 하면 그 사람의 품성이다. 대통령은 힘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매우 합리적이고 균형 감각이 있는, 정상적인 품성을 가진 사람이 가야 한다. 조직도 갖춰야 하고 구조도 이해해야 하고 프레임도 바라볼 줄 알아야
하고 나름의 비전도 있어야 하고 다 있어야 하는데 품성도 X나게 중요하다. 왜냐면 최종적인 결정을 내릴 때 최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품성이므로."
너무나 적절한 표현이군요. 저 뿐 아니라 제 자식들에게도 뭘 전수하고 키워줘야 하는지 느끼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