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다른 애널리스트들에게도 답변 강요하지 말아주세요."
IT업계의 거인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6일 오전. 증권사 IT담당 애널리스트들은 그야말로 '전화통에 불'이 났습니다. 잡스의 부재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을 취재하기 위한 기자들의 문의전화가 쇄도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자리를 비웠거나 전화를 피했습니다. 어렵게 전화연결이 된 한 시중 증권사 임원급 애널리스트는 대뜸 "할 말이 없다"는 답을 내놨습니다.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 멘트를 강요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도 이어졌습니다.
올 초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 내 산업기반시설이 대파되면서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이 와중에 연일 호재성 리포트를 내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비정증시'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집중됐습니다. 수도 없는 목숨을 앗아간 천재지변을 마치 축복인 양 해석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행태'가 아니냐는 지적이었습니다.
연구원들은 부랴부랴 리포트 앞에 근조리본과 추모의 글을 게재하는 등 진화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비정한 증시에 대한 비판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당시 크게 데인 애널리스트들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닐 듯합니다. 잡스의 부재가 삼성전자 등 국내 IT업계에 적잖은 호재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비정한 것이 증시의 속성입니다.
한 연구원은"잡스 사망의 영향은 장이 보여줄 테니 증시에 주목하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의 조심스러움을 꼭 비정증시 비판에 대한 면피용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증권사 IT담당 연구원들은 대부분 IT기업 출신입니다. 어려서부터 스티브 잡스를 보며 꿈을 키운 이른바 '잡스 키드' 들입니다. 이들에게 잡스의 죽음은 한 세대의 종언입니다. '분석 대상'이 아닌 '애도'의 감정을 품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한편 유럽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로 위축됐던 국내 증시는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물론 그리스에 대한 지원 움직임과 한미FTA 체결 임박 등 간밤 호재가 적잖았지만 역시 잡스의 얼굴을 지우고는 해석이 어려워 보입니다.
참으로 비정한 증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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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종사자로서 동의합니다. 참으로 국내 IT기업들에겐 호재가 되는 뉴스이나
좀.....그렇습니다. 마음이 애잔하게 되네요 나이도 어린데...
예전에 국내에서도 그랬죠
한진그룹 회장 사망에 지분경쟁으로 계열사들 주가 상승하고
현대그룹 등......등.......참으로 비정한 현실입니다
http://news.mt.co.kr/mtview.php?no=2011100608553997747&ty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