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이 있어 올려봅니다...^^
1950년. 돈쿠퍼라는 외과의사가 있었다. 그가 인턴으로 일하는 병원으로 한 남자가 찾아왔다. 친절하게 그를 치료하려고 했으나, 남자는 이유없이 버럭 화를 내면서 진찰에 비협조적이었다.
쿠퍼는 정신과 환자라고 판단해서 정신과에 의뢰했고, 정신과 의사는 환자에게 안정제를 주사하고 정신과 병동으로 옮기라고 지시했다.
환자는 쿠퍼가 애송이라며 점점 더 비협조적이었고, 화를 내는 그 환자와 실랑이를 벌이던 끝에 쿠퍼는 그 환자에게 간신히 정맥주사를 놨다. 안정제는 한꺼번에 주사하면 치명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아주 조심해서 천천히 주사해야 했다. 하지만 환자가 갑자기 주사를 거부하며 난폭해졌는데 쿠퍼는 환자와 엎치락뒤치락 몸싸움을 하게 됐다. 그러다 그만 쿠퍼는 안정제를 한꺼번에 주사해 버렸다. 환자는 몸을 부르르 떨다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쿠퍼는 공포에 질렸다. 환자의 가슴에 귀를 갖다 대어보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심장 박동이 전혀 없었다. 어려운 공부를 끝내고 이제 막 의사가 됐는데, 자기가 맡은 첫 환자 중 하나가 죽어버린 것이다.
쿠퍼는 죽은 채 누워 있는 환자를 보니 감정이 마구 북받쳤다. 환자를 죽였으니 의사로서의 경력도 이제 끝이었다. 죽은 환자에 대한 죄의식보다는 꽃도 피워보지 못한 자신의 인생이 암담하게 눈앞에 어른거렸다. 절망과 분노가 치밀었다. 쿠퍼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쥐고, 누워 있는 남자의 멈춰버린 심장 바로 위를 마구 쳤다. 왜 하필 자기에게 와서 자신의 인생을 이렇게 망쳐버린 거나며 원망했다.
그런데 갑자기, 죽었던 남자가 기침을 하며 살아났다. 쿠퍼가 몇 대 내려친 주먹에 죽은 사람이 살아난 것이다. 혼비백산한 쿠퍼는 다시 한 번 남자의 가슴에 귀를 갖다 대보았다. 분명 심장 박동이 들렸다. 환자는 별 탈 없이 깨어났다. 쿠퍼는 환자를 다른 의사에게 보냈고, 환자는 진찰을 받고 무사히 걸어서 병원을 나갔다.
쿠퍼는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자신의 경력에 치명적인 오점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후 10년쯤 지난 어느 날 의학 세미나에세 한 의사가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심폐소생술(CPR)’을 발표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심폐소생술은 응급상황에서 표준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고, 당연히 그것을 발표한 의사는 큰 명예와 돈을 얻었다.
쿠퍼는 다른 사람들의 비판이 두려웠던 나머지, 자신이 겪었던 일에 물음표를 던지지 않았다. 만약 그가 자신의 경험에 물음표를 던지며 다른 의사들과 같이 이야기했더라면 훨씬 더 먼저 심폐소생술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유연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자기 틀에 갇혀 기회를 놓치고 그저 평범한 의사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