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外界)
詩 김경주
양팔이 없이 태어난 그는 바람만을 그리는 화가(畵家)였다
입에 붓을 물고 아무도 모르는 바람들을
그는 종이에 그려 넣었다
사람들은 그가 그린 그림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붓은 아이의 부드러운 숨소리를 내며
아주 먼 곳까지 흘러갔다 오곤 했다
그림이 되지 않으면
절벽으로 기어올라가 그는 몇달씩 입을 벌렸다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색(色)하나를 찾기 위해
눈 속 깊은 곳으로 어두운 화산을 내려 보내곤 하였다
그는, 자궁 안에 두고 온
자신의 두 손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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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라서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올려봅니다.
요즘 젊은 시인 중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경주 시인의 시입니다.
김경주 시인의 첫 시집, <나는 이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은 시집치고 이례적으로 1만부가 팔렸죠.보통 소설집이라면 그렇게 많이 팔린 것도 아니지만, 시집치고는 굉장히 이례적입니다. 사실, 세계적으로도 젊은 시인의 시집이 1만부 씩 팔리는 나라가 없다고 합니다. 현재 김경주 시인의 시집은 총 세 권 나왔습니다. 그 중 가장 최근 시집은 김수영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사실.. 무슨 글이라도 쓰고 싶었는데 ㅋㅋㅋㅋㅋ 딱히 쓸 글이 없어서 좋은 시, 책 소개해드리고자 글 써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