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뉴 밀레니엄으로 가는 대한민국 인터넷의 태동기, 너도나도 이메일이란 새로운 정보 전달 수단을 획득하던 시절 스팸이 햄이라고만 알고 있는 사람들조차 널리 명성을 떨친 전설의 레전드가 있었으니, 그 이름하여 김하나.
그녀가 아니라 그였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받아지며 뭇 남성들의 환상을 깨던 김하나씨는 어떤 스팸에도 자신의 이름을 남겨 편지를 받는 이로 하여금 이 메일은 스팸메일입니다라는 최소한의 매너를 갖춘 인물이었습니다.
허나 시대가 바뀌고 스패머들은 제목을 교묘하게 바꿔 필터링을 피하거나 혹은 제목으로 사람을 낚는 더러움으로 무장하였고 때마침 인터넷의 시대에서 모바일로 이동을 하여 정보전달 수단은 문자메시지 등으로 바뀌게 됩니다. 스팸메시지 또한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였음은 말할 것도 없지요.
이 시기에 등장, 김하나씨의 왕위를 계승한 또다른 전설 김미영 팀장이 구속되었다는 소식입니다. 김미영 팀장은 김하나씨가 모든 업종(야동, 빽씨디, 약품 등)을 다뤘던것과 달리 오직 대출 외길만을 걸었습니다.
김미영 팀장의 성실함은 밤낮을 가리지 않으며 새벽에 곤히 잠들고 있는 사람을 문자메시지로 깨워 대출을 권하는 사례에서 두드러집니다(물론 저도 당했습니다). 혹자는 그 성실함에 반해 사랑하니 만나달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사랑한다며 (대부업체에)전화하라고 하는 센스까지 보였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김미영 팀장이 전설의 스팸여왕 김하나씨를 완벽히 계승했다는 것을 증명하듯, 여성이 아니라 남성으로 밝혀다고 하네요. 이 부분에서 김하나씨가 끼친 영향을 다시한번 깨닳게 되며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정보의 바다에서 각종 스팸이 난무하는 시절, 또다른 스팸영웅을 기다리며 오늘도 문자메시지 삭제를 열심히 클릭하고, 이메일을 열어 열심히 스팸체크를 합니다.
야 이 스패머놈의 새끼야! 너네들 거기 꼼짝말고 있어! 내가 지금 전차를 몰고 가서 네놈들의 머리통을 다 날려버리겠어! 역적놈의 새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