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1인으로 변명아닌 변명을 조금하면요,
오늘 관측소(유인) 관측기준으로 서울에 강수는 0.0mm, 인천에 강수는 0.5mm 가 기록되었습니다.
(1시간 간격으로 관측을 하며, 0.0mm 의 의미는 강수가 있었으나 누적되지않고 증발해버리거나 지면을 적시는 수준을 말하며, 관측소 기준임으로 지역에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좀더 상세한 관측 네트워크(장비로만 관측)로는 송파 및 과천에 약 1~2mm의 강수가 기록되었습니다.
비교적 약간 강수이긴하지만, 출근길 시민들에게는 가랑비에 옷 젖을 수 있는 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강수의 경우에는 3시간 간격으로 그릴 수 있는 지상일기도 및 실시간 기상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상위성 및 기상레이더에서도 특징적인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 이슬비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강한 이슬비일 경우 1시간에 1mm가 기록됩니다.)
일본 남동쪽의 뒤쥐안(중국이 제출한 이름으로 '진달래'라는 뜻입니다.)의 영향으로 한반도에 습기가 유입되고 있는 상태였으며 북서쪽에서 유입되는 찬 성질의 공기가 한반도쪽으로 예상보다 많이 유입되면서 서울 및 경기 지방에 안개 혹은 이슬이 맺힐 수 있는 기상상태가 비로 변화되었습니다.
현 상태의 예보로는 일기도에서 나타나는 징후를 판단하고 슈퍼컴퓨터로 알려진 컴퓨터에서 기상 모델을 통해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수 시간에서 수 일까지의 예보를 하고, 기상 위성, 기상 레이더 등의 실시간 관측장비를 이용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상상태를 판단.예측하여 예보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과 같이 이슬비의 경우에는 관측 및 모델에서 징후를 전혀 찾을 수 없었고, 비로의 변화가 국지적으로 빠른 시간에 일어났기 때문에 흐릴 것이다라는 예보밖에 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오늘과 같은 날을 기상이변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기상이변으로 인해 일기예보가 어렵다는 말은 좀 와전된 느낌이 개인적으로는 있습니다. 단, 부분적으로 기상이변으로 인해 우리나라 일기가 바뀐 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장비도 분명히 늘린것이 맞으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현재 기상청 슈퍼컴퓨터 2호기는 도입될 당시(06년기준, 몇년 후 3호기 도입 예정) 전 세계 슈퍼컴퓨터 중 10위 안에 들었으며, 기상분야의 슈퍼컴퓨터로는 세계 두번째로 좋은 성능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슈퍼컴퓨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많은 인적자원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단, 다소 오해가 있는 점은 장비는 좋은 예보를 하기 위한 기본 인프라이지, 결과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뭐.. 어것역시 아시는분은 다 알고 계시리라 봅니다.
일기 예보 역시 앞으로 많은 관련 종사자 분들이 더 많은 현상을 분석하고 이해하고 더 많은 학계의 연구가 진행됨으로써 차츰차츰 발전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답답한 부분이 있고, 맞지 않는 예보가 있다고 하더라도,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는 말을 마지막으로하고 싶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꼬리글1)
주변에서 요즘 야구 얘기를 많이 하는데요, 주변 지인분이 그러시더군요.
"내가 그 팀의 팬이기 때문에 그 팀을 욕할 수 있는 거라고, 팬이 아니면 욕도 안해!!"
꼬리글2)
서울 및 경기 쪽의 비는 오후부터는 완전히 그칠 것으로 보이며, 오후 늦게부터는 북동기류의 영향으로 동해안지역에서 5mm내외의 강수가 예상됩니다.
그렇다고 제가 지금 기상청에 있는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