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기계식을 청축으로 입문했었습니다.
체리 청축은 아니고, 알프스 청축이 사용된 Leading Edge-3014로 시작해서 몇년간 뭣도 모르고 잘 쓰다가...
물건도 주인을 잘 만나야하는게... 그게 좋은건지도 모르고 당시의 여자친구를 줘버렸습니다.
결국 헤어져서 회수불능이 되었지요.
나중에 수년이 흘러서야 그것이 기계식 키보드라는 것을 알고 다시 기계식을 만져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때가 아론에서 기계식을 한참 판매할 때였습니다. 그래서 용산에 가서 아론 기계식을 두드려봤는데, 제가 예전에 쓰던 기계식 키보드와는 키감이 너무 달랐습니다. 쫀득한 맛도 없고 소리도 별로고 등등...
리딩엣지-3014를 치다가 아론을 치려니 그게 느낌이 너무 다를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기계식은 당분간 접고, 로지텍의 무선 키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선도 기계식만큼이나 매력이 있거든요. 아주 편하지요 ^^;
무선을 6년 정도 쓰다가 로지텍 키보드의 병맛같은 기감에 더이상은 참을 수 없게 되어, 무선도 포기하고 다시 기계식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게 작년 9~10월 경이네요...
이번에는 1865 HXNEU-2를 구입했습니다. 청축을 사고 싶었지만, 이색사출 키캡이 너무 색이 이쁘고, 더이상 이색사출이 생산되지 않으며 국내에 소량 재고가 있다는 말에 그냥 갈축으로 질렀습니다. 리딩엣지와는 역시 느낌이 많이 달랐지만, 이건 그래도 나름의 맛이 있더군요, 그렇게 쓰다 보니 다시 체리청축을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네이버 중고 장터를 물색 체리 청축 컴팩(이건 매물 무지 많지요...)을 하나 구입하고, 들뜬 마음에 집에서 두드려봤는데... 허걱... 이건 충격이었습니다. 타이핑을 할 때마다 스위치가 달그락거리는 것이 아닙니까 -0-;;;
클릭 소리로 끝나야하는데 클릭 소리 이후에 뭔지 알 수 없는 작은 플라스틱이 스위치 안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엄청 신경쓰여서 짜증이 밀려오는겁니다. 그래서 키캡을 뽑고 키를 하나 하나 눌러봤는데... 정도의 차이일 뿐 모든 키가 그런 소리가 나더군요.
저는 제가 중고로 제품을 구입하다보니 상태가 안좋은 것을 구입한줄알고, 판매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반품을 하였습니다. 제가 지금 정도의 지식과 경험만 있어도 자가튜닝해서 썼겠지요...
아무튼 지금이나마 당시 판매자님께 죄송함을 표현합니다. 무식한 놈이 판매자를 귀찮게 했네요. 그런데 판매자분도 기계식을 그거 하나밖에는 안써봐서 오히려 제가 기계식이 어쩌고 저쩌고 이야기를 했더니 제 말도 안되는 말빨에 넘어가서 두말 않고 반품을 받아주셨네요 -0-;;
그 이후 OTD를 알게 되었고 커스텀 키보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때도 잘 만나서 더치트 공제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더치트를 신청할 때 백축을 신청하긴 했지만, 조립은 청축으로 할 생각이었습니다. 청축은 구하기 쉽고, 백축은 구하기 힘드니까요...
더치트 받을 때까지 게시판도 다 뒤져보고 혼자 스위치도 연구하면서, 나중에 더치트 받아서 청축을 어떻게 심을 것인지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4일 전 퇴원후 곧바로 청축 스위치 튜닝부터 시작했습니다. 스위치 열어서 1-2개 정도 버릴 생각으로 별별 연구를 다 했네요... 청축에 대한 튜닝은 자료가 많지 않더군요... 튜닝 자체를 말리시는 고수분도 많고요.
그래도 혼자 연구한 것을 직접 해보지 않고는(저는 제 생각으로 그림을 그리고 눈으로 확인해야 결론을 내립니다. ^^;) 알 수 없다는 생각에, 3일간 청축 스위치 튜닝만 했습니다. 스위치를 평균 4번씩은 열었다 닫았다 한 것 같네요.
3일정도 스위치 튜닝하고 4일 째 되는 날 땜질하고 나머지 조립했는데, 감동입니다. ㅜㅜ
작년의 체리 청축 컴팩의 그 잡소리.... 거의 완벽히 잡았습니다.
키보드 타이핑 할 때 마다 째깍째깍....... 그 이후의 플라스틱 달그락거리는 소리는 거의 없네요 .
타건시 느낌도 너무 좋습니다. 너무 기뻐서 키보드를 몇몇 지인들에게 보여주니... 특히 여자분들이 키보드 정말 이쁘다고 많이들 이야기 하시더군요.
체리 청축은 매우 민감하고 까다로운 스위치지만, 스위치 튜닝을 하지 않고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완벽히 잡는 방법은 없을 듯 한데... 혹시 그런 방법이 있다면 제가 다음번 청축 조립할 때 3일간이나 노가다하지 않도록 조언좀 주세요 ㅜㅜ
3줄 요약
처음부터 기계식을 명기를 썼더니 웬간한건 손에 차질 않더라...
순정 체리 청축은 달그락거리는 소리때문에 사람 환장하겠더라.
더치트에 체리청축 튜닝해서 조립하고 휴지 넣어서 통울림 잡았더니 잡소리 거의 없는 명기가 되더라 -0-;
1줄 요약
체리 청축도 많이 사랑합시다 ^^;
튜닝한 청축 느낌이 어떤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