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가지 일이 터지고 있어서 정신이 없습니다만,
일본에서 터진 원전 사고 때문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몇 자 적어봅니다.
후쿠시마에 있던 6기의 원전이 전부 방사능 쓰레기가 되었고, 처리하는데 50년이란 긴 시간과 무지막지한 돈이 들어갑니다. 이 지역에는 공업시설도 잔뜩 있었기도 했지만, 쓰나미의 피해나 방사능 피해가 아니라 그 공장들이 돌아갈 전기가 부족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히는 이 원전의 전기는 전부 동경에 보내지고 있었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전기 부족 > 생산성 저하 > 고용 감소 > 소비 위축" 의 테크 트리가 성립되겠죠.
즉, 일본의 경제가 지금까지처럼 돌아가지 못하게 됩니다.
근데, 문제는 일본 정부가 이걸 해결할 능력이 없습니다.
원래부터 부채가 많았는데 (거의 전세계 순위권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사고가 일어난 동북지방은 공업생산 거점이었으니 이번 사고로 인한 타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죠.
이번 일의 원흉 중 하나인 동경전력만 해도 무지막지하게 큰 기업으로, 영향력도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맘에 안드는 방송을 흘렸다는 이유로 방송국을 몇 개 망하게 만들어 버리는 건 일도 아니었다고 하는군요.
근데, 얘네들이 정식으로 자기네는 이번 사건의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결국 정부가 이걸 인수해서 공기업화 하던가 해야 하는데, 일본 정부에는 그럴 만한 돈이 없습니다. (며칠 전 기자회견에서도 그럴 계획은 없다고 발표했죠.)
뭐, 결국 아무도 책임을 안지는 겁니다 -_-;
암튼 전기부족이라는 현대사회의 국가로서는 상당히 난간한 상황에 빠졌는데, 새로 원전을 지을 곳이 일본에는 없습니다. 게다가 고속 증식로 사고도 있었구요.(요놈은 방사능은 안 새어 나오지만 시한폭탄이나 다름없습니다. 나사 하나 빠진게 원인이라서 얼마 전에 담당자가 손 쓸 방법이 없다고 자살해 버렸죠.)
이런데 원전 또 짓겠다고 하면 가만히 있을 사람이 없겠죠. 지금 화력 발전으로 어떻게 때운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이건 교토 의정서 때문에 추진 하기 쉽지 않을테구요.
결국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 같은게 답인데, 거지같은 도쿄전력이 이쪽은 그냥 완전히 손 놓고 있어서 지금부터 해도 언제 실현 될지 답이 안나옵니다.
왜냐면 도쿄 전력 입장에서는 원전이 제일 돈이 되서,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같은게 주류가 되기 시작하면 손해 보니까 무작정 원전만 지어댄게 원인입니다만... 오해를 부를 수 있어 간략하게 말하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결국 얘네들은 원전이 아니면 필요한 양을 생산 못하니까 원전을 지은게 아니란 이야기입니다.
뭐, 이야기가 좀 길어졌는데...
일본은 내수 시장 뿐마 아니라 이미 수출도 타격을 입고 있으며 - 이렇게 경제가 위축된다는 것은 더 이상 적당히 알바해서 먹고 살면서 남는 돈을 전부 취미에 꽂아넣는 일은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이것은 그 동안 일본 콘솔을 지탱하던 (콘솔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기타 엔터테인먼트)의 기반이 되었던 오타쿠들의 숫자도 대량으로 줄어들게 될테니까, 지금까지 나오던 수많은 관련 상품들의 숫자도 확 떨어질 겁니다.
일본이 자리 잡고 있던 시장을 역관광할 기회로 볼 수도 있겠지만, 결국 시장의 축소이므로 이것이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업계)쪽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다 보면 살~짝 암담해지고 있습니다.
이상 만우절 농담...
...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안돌아가는 머리로 잠깐 생각해 본 내용입니다만... 그냥 제 기우였으면 좋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