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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board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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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4-01 12:24
모기채가 추천하는 시 한편 4월 1일 금요일
http://l.otd.kr/VDPFB3I5
 글쓴이 : 모기채
조회 : 456  

겨울의 죽음


  고도성장 시대의 이 살기 좋은 아파트 단지에서는 겨울도

살찐 부자가 되어 여유가 만만하다.  매일같이 사우나탕에

가서 땀을 빼고 오는 주름살하나 없는 팽팽한 얼굴에는

언제나 부드러운 미소가 감돌고 있다. 이제 그는 추위를

모른다. 추위란 여자들의 밍크코트를 돋보이게 만드는

조명장치의 불빛일 뿐이다. 개구리도 올챙이를 모르거늘

하물며 이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이 옛날 겨울, 배고픈 

그 말라깽이를 알까 보냐.  초가집 처마 끝에 진종일 꽁꽁

언 고드름으로 꺼꾸로 매달려 있기 일쑤였던 그 녀석,

때로는 동사사고를 일으켰지만 절대로 썩지는 않는  온

몸이 시퍼런 뼈였던 그 녀석은 죽어 버린 것이다.

  증앙 집중식 난방에 전기난로까지 곁들인 이 따뜻함

속에서야 제놈이 죽지 않고 배길 수 있겠는가. 추위를

모르는 살찐 겨울, 짠맛을 잃은 소금이 설탕으로 둔갑해서

집집마다 단맛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래서 이 아파트

단지는 나무로 치면 뿌리에 해당하는 지하의 쓰레기장이

이 겨울에도 푹푹 썩고 있는것이다

 

 


이형기


힘내라아빠 [Lv: 786 / 명성: 746 / 전투력: 29815] 11-04-01 12:25
 
이누ㄴ [Lv: 120 / 명성: 617 / 전투력: 9643] 11-04-01 12:37
 
조명장치의 불빛...

멋진 표현이네요.

잘 감사하고 갑니다~
별의노래 [Lv: 472 / 명성: 619 / 전투력: 13472] 11-04-01 15:13
 
오늘도 의미심장한 시인것 같군효..

잘보고 갑니다~
소주 [Lv: 273 / 명성: 635 / 전투력: 13371] 11-04-01 18:50
 
오늘껀 더 어렵네요 ㅡㅡ 기존의 시와 달리 운율도 어찌 봐야 하는지 어렵고... 아직 제가 시에 있어서는 확실히타성에 젖어있네요.
모기채 [Lv: 92 / 명성: 639 / 전투력: 2931] 11-04-01 22:10
 
운율....

저는 음.. 다른 분들은 어찌 생각할지 모르지만..

마음속으로 부르는 그런 노래가 될 수 있다면 모든것이 시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면 그게 그냥 시죠 뭐 ㅎㅎ
DJ몽키 [Lv: 364 / 명성: 632 / 전투력: 20932] 11-04-01 18:55
 
오늘도 감사합니다^^
Bono [Lv: 54 / 명성: 638 / 전투력: 2985] 11-04-01 19:12
 
신랄한 풍자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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