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음악의 이해'라는 교양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는데,
교수님이 강의 첫 시간에 하셨던 말씀이 '심입천출(深入淺出)'이었습니다.
'비단 학문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음악하는 사람의 기본 자세도 '심입천출(深入淺出)'이어야 한다'는
말씀이셨는데, '깊이 들어가서 얕게 나온다', '깊이 있게 공부해야만 쉽게 설명할 수 있다'
'깊이 있게 음악을 공부하고 이해하되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감성으로 음악을 표현해야한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비틀즈를 예로 들었던 것 같습니다.
심입천출을 생각하면 늘상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그룹이 제 경우엔 Toto입니다.
군 제대 후 멤버들이 다시 모여 첫 카피곡으로 선정한 곡이 Pamela 였습니다.
Toto의 곡 중 Pamela, Rosanna, 99, Georgy Porgy 4곡을 카피했었는데 어느 곡 하나 만만한 곡이 없었습니
다. 연주력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지만, 깔끔하고 세련된 Toto의 사운드를 언더에서 흉내내는 것도 무리가
있었고, 최소 인원으로만 구성된 대학밴드에서는 다루지 않는 악기 파트도 있어서 키보드 음원으로 대신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주를 하면서도 허전한 사운드를 채울 길이 없어서 버리고 줍고를 여러번 반복했던
것 같습니다.
훌륭한 연주력과 타이트한 곡 진행 페이즈를 바탕으로,
쉽고 듣기 편하게 들려주는 Toto의 음악이 심입천출의 경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름 보편적 감성에 호소할 수 있는 듣기 편한 곡들로 선정한다고 했는데,
제 스스로 음악에 대해서 많이 아는 양하는 것 같아서 무색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거시기 합니다.
관심있게 들어주셨던 분들께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