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km가
어제 일본 후쿠시마 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50대 일본인 남성에게서 기준치인 1마이크로시버트가 넘는 방사선이 확인됐습니다. 이 승객은 후쿠시마현 인근해 거주하는 사람으로 방사선이 나온 부위는 머리 외투 신발 등이었습니다. 바로 외투와 신발을 폐기하고 다시 측정하자 0.46마이크로시버트로 낮아져 당국은 입국을 허용했습니다. 같은 비행기로 들어온 한국인과 일본인 등 3명도 1차 게이트에서 방사선이 검출됐으나 2차 기준치를 넘지 않아 그대로 통과됐습니다. 한편 정부는 일본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과 교포들에 대해 후쿠시마 원전 반경 80km 밖으로 대피하라고 권고했습니다.
80km가 100km가 되고 200km가 되는 건 아닌지.
‘위험한 상황’은 어떤 상황?
각국 정부가 일본에 체류하고 있는 자국 국민들에게 탈출 권고를 내리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이런 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는데요. 주일 한국대사관의 페이스북 등에 귀국 권고 조치를 내려달라는 글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김재경 씨는 “대사관에서 귀국을 권고해 주면 일본 회사와 일 마무리가 수월해진다”며 “정부의 귀국 권고 발표가 일본에서 취업비자로 일하는 많은 한국인에게 꼭 필요한 조치”라고 호소했습니다. 유학 비자를 받아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신선미 씨도 “귀국 권고 등의 공식 조치가 내려져야 (떠날 때) 눈치가 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외교부측은 “아직 귀국 권고를 발표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밝혔습니다.
어떤 상황이 ‘위험한 상황’인가. 다른 나라 사람들은 다 떠나는데.
원전 정책, 글로벌 이슈잖아
경주지역 시민단체들이 운전 수명 연장을 검토 중인 월성 1호기의 영구 폐쇄를 주장했습니다. 경주핵안전연대 회원들은 어제 경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연쇄폭발 사고는 노후한 원전일수록 지진 등의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노후한 월성원전 1호기의 수명 연장 계획을 철회하고 영구폐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월성원전 1호기는 1983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중수로형’으로, 2013년 3월에 설계수명 30년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교과부는 6월에 10년 수명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경주시 월성원전 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는 원전이 있는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주민들의 몸 안 삼중수소 농도가 평균 23.6리터당 베크렐로 경주시내 주민의 0.919리터당 베크렐보다 25.7배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삼중수소는 중수의 중성자 포획과정에서 생기는 방사성 물질로 몸 안에 쌓이면 암과 기형을 유발합니다.
작금의 글로벌 이슈는 원전정책. 우리라고 피해갈 수 없지.
천만다행
일본에 파견된 우리 신속대응팀이 교민 4명을 구조했습니다. 신속대응팀은 16일 일본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의 한 주택에서 6일간 고립돼 있던 교민 김영순 씨와 김씨의 두 언니, 형부를 구해냈습니다. 김씨는 11일 자신을 만나러 일본에 온 언니 점순 영분 씨 및 형부 서원석 씨와 집에서 점심을 먹다 대지진과 쓰나미로 갇혔습니다.
천만다행. 수고하셨습니다.
설마 이 문제에서도?
북한이 어제 지진국장 명의의 통지문을 기상청장 앞으로 보내 백두산 화산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와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등의 협력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남북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들어 일각에서 백두산 화산 재폭발 가능성이 제기됐고, 기상청에서는 이달 초 ‘선제적 화산 대응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설마 이 문제에서도 북한의 ‘진정성’ 문제를 따지는 건 아니겠지?
왜 이리 허술해
정부가 배를 타고 월경했던 북한 주민 27명을 어제 서해상에서 북한에 인계하려고 했으나 이들이 타고 온 5톤짜리 목선이 고장 나 불발에 그쳤습니다. 목선 엔진이 고장 나 유사한 엔진으로 교체했으나 출발 직전 고장을 일으킨 겁니다. 정부가 이 사정을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통해 북한에 전달했습니다.
대북 문제인데 이렇게 허술하게?
다 압니다
어제 열린 최시중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천정배 민주당 의원이 세금 탈루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천 의원은 2008년 3월 청문회에서 최 후보자 아들이 경영하는 빵집 임대료 3700만원을 최 후보자가 대신 내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넉 달 후인 그해 7월에 세금을 냈다며 애초 세금을 탈루했다가 청문회에서 문제가 되자 뒤늦게 세금을 낸 것 아니냐고 공격했습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증여를 했지만 탈세 의사는 없었고, 착오를 발견한 뒤 나중에 바로잡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재윤 민주당 의원은 최 후보자가 분당 부동산을 매입하고 5개월 뒤에 신도시 계획이 발표됐다며 당시 기자였던 최 후보자가 취재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투기를 한 게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결혼 전 재벌가 가정교사를 하면서 택지개발에 참여하게 돼 운 좋게 집을 마련할 수 있었고, 그 뒤 집을 옮기고 노후설계를 하는 과정에서 재산이 늘어났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최 후보자는 종편의 ‘낮은 채널 번호 배정’ 문제와 관련해 “적절한 채널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대표적 지원”이라며 “2기 임기에서 첫째 구실이 그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첫째 구실이 종편 산파-후견이라는 거, 말 안 해도 다 압니다.
뭘 보도하란 말인가
대법원이 어제 X파일을 보도한 혐의로 기소된 이상호 MBC 기자에 대해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X파일 사건은 1997년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과 이학수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이 호텔에서 만나 그해 예정된 대선에 정치자금을 지원하는 문제와 검사장급 검사들에게 뇌물을 주는 방법을 논의한 것을 불법 녹음한 국정원 ‘미림팀’의 자료를 2005년 7월 보도한 사건인데요. 1심 재판부는 보도가 정당행위라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선고유예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대법원은 통신의 비밀 보호를 전제한 뒤 “국가기관의 불법 녹음 자체는 물론 누설과 공개까지 금지해야만 도청을 하려는 유인이 제거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기자와 함께 기소된 김연광 전 ‘월간조선’ 편집장에 대해서는 녹취록 전문을 게재하는 등 최소한의 주의도 기울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심의 선고유예 결정을 확정했습니다.
도대체 뭘 보도하란 말인가.
파업이 곧 업무방해는 아니죠
대법원이 2006년 철도노조 총파업을 주도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영훈 전 철도노조 위원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은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게 아니다”며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용자의 사업 계속 의사가 제압될 때에만 집단적인 근로 거부를 위력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는데요. 이는 파업과 업무방해죄의 연관성을 엄격히 해석한 것입니다. 기존 판례는 ‘집단적인 근로 제공 거부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저해돼 손해를 발생시킨 것은 당연히 위력에 해당하므로 위법성 조각 사유가 없는 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파업=업무방해’라는 등식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한다는 건 세상이 다 알던 얘기.
보고 판단합시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가진 조찬 월례회동에서 “국책사업에 대해 여야가 아니라 여여 갈등이 되고 있어 문제”라며 “차분히 논리를 가지고 따지기도 전에 무슨 유치전 하듯이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국책사업에서 정치 논리는 배제돼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 대통령이 말한 국책사업은 동남권 신공항 사업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발표가 임박했으니 보고 판단합시다. 진짜 정치 논리가 배제됐는지.
쓸데없는 발표를 왜 해?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16일 국회에 출석해 구제역 매몰지 주변 오염을 막기 위해 첨단 IT감지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백지화했다고 밝혔습니다. 맹 장관은 ‘첨단 센서 도입’이 어떻게 되고 있느냐는 이미경 민주당 의원 질문에 “쓸데없다는 생각이 들어 하지 말라고 했다”며 “전문가들도 다 아니라고 해서 취소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지난달 15일 ‘구제역 매몰지 종합대책’을 내놓으며 매몰지 주변 관측정에 첨단 IT감지기를 달아 매몰지에서 흘러나오는 침출수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을 자동으로 경보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15일 발표가 쓸데없는 일이었다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