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총리가 “東일본, 망가질 수 있다”라고 했다고?
간 총리의 발언은 방사성 물질이 확산되면서 일본의 동쪽 지역이 황폐화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나타낸 것인데. 일본 총리 입에서 이런 심약한 말, 처음 나온 것이다. 일본 지지통신 보도한 내용.
실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사실상 통제 불능상태가 됐다. 어제 새벽 4호기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그보다 앞서 폭발한 3호기 주변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추정되는 흰 연기가 대거 방출됐다. 일본 정부는 원자로 3, 4호기를 황급히 냉각시키기 위해 자위대에 요청해서 각 원자로 상공에서 헬리콥터로 대량의 물을 투하하려 했지만 모두 좌절됐다. 살인적인 방사능 때문이다.
○ 외국 언론은 절망의 언어들을 쏟아낸다.
미국 핵 관련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전보장연구소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같은 최악의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일본이 참사 방지를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는, 또 영국 로이터통신도 일본이 작업원 철수를 결정한 것을 두고 “숟가락을 던졌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각각의 전문가 말을 전했다.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일본 왕까지 나서서 “모두가 힘을 합쳐 이 불행한 시기를 뛰어넘기를 간절히 희망 한다”고 말했다. 일본 왕이 왕위에 오른 뒤 TV 메시지를 발표한 것, 처음이다.
○ 이제 ‘최후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게 뭐냐. 지진 직후에 막은 증기배관을 과감하게 깨고 들어가서 격납용기 표면에 있는 밸브를 열고 내부에 가득 찬 증기를 빼내는 길이다. 증기가 빠지면 원자로 내부 압력이 내려가서 바닷물 주입이 쉬워진다. 그러면 핵 연료봉 온도를 낮추게 되고 폭발 위험은 사라진다.
문제는 ‘누가 그걸 하느냐’이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거든. 서울대 이은철 교수는 "한 사람이 죽느냐 백 사람이 죽느냐 문제 아니냐"라고 했다고.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조선일보> 1면 보도.
○ 일본당국의 ‘축소·은폐’가 불안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사능 누출이 없다더니 2시간 뒤에 “가능성 있다”라고 말을 바꿨다. 도쿄전력이 축소·늑장보고를 하다 보니 진상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국가혼란이 우려되다보니 정부가 자꾸 은폐하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괴담’이 양산되고 불안감이 커진다. 잠깐의 은폐는 용수철 같아서 신뢰의 위기가 오면 “국가? 못 믿겠다! 내 살 길 각자 찾자” 이렇게 된다. <한겨레> 1면 지적.
○ 이런 와중에 ‘위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박희제 경희대 교수는 “정부와 사업자는 상황의 어려움과 자신의 한계, 불확실성을 충분히 알려 시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참여와 역할 분담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한국 경찰이 ‘한반도로 방사능이 날아온다’는 식의 루머를 단속하겠다고 나섰지? 루머가 횡행하는 것은 ‘정부 말을 다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의 방증 아니겠나? 우리 정부의 성찰도 필요하다.
● 사용한 핵연료를 저장한 곳이 대기 중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사능 우려가 커진 것 아닌가. 우리의 경우는 어떤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2010년 6월 말 현재 우리나라 원전 4개 본부의 부지 안에 11,121t의 사용 후 핵연료가 보관돼 있다. 사용 후 핵연료는 덜 탄 연탄처럼 잔열이 남아 있어 몇 십 년 동안 식혀야 한다. 물 붓는다고 되는 게 아니지? 우리나라 원전은 일본 방식과 달리 원자로건물 옆에 따로 핵연료건물을 지어 7~8m 깊이의 수조에 사용 후 핵연료를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테러리스트의 공중폭격에는 이게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수장치가 파괴돼 냉각수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일본의 상황이 그대로 재연된다는 것. <한겨레> 6면 보도.
●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에 한국군 재건부대 파병 검토를 지시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3월 12일부터 14일까지 아랍에미리트를 공식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아부다비 현지에서 “일본 대지진의 현장에 한국군 부대를 파병해 재해 복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라”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방부가 일본에 파병할 부대의 성격과 규모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의 원전 폭발로 방사능 피폭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자칫 파병 장병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는 게 문제지. 얼마 전 미군이 그랬고. 일본을 돕는 것은 당연하고 적극적이어야 하겠지만 파병은 깊은 고려가 있어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겨레> 국방전문웹진 ‘디펜스21’이 보도했다.
● 학교 건물 87%가 '지진 무방비'인데… 재해대책에 쓸 돈은 딴 데 갔다고?
전국 교육청에 매년 재해대책 특별교부금이 나온다. 1000억 원이 넘는다. 그런데 이 돈, '재해가 없다'는 이유로 딴 데 쓰였다고 한다. 대부분 16개 시·도교육청과 일선 학교 교직원들의 성과급으로 말이다. 한 학교당 지진 대비 설비를 하는 데 드는 돈이 약 5억 원인데 내진 보강공사를 하면 매년 200개의 학교가 안전해지는데. <조선일보> 1면 보도.
● 위안부 할머니들도 일본을 위해 울었다고?
매주 가진 수요 집회, 어제는 지진희생자 추모집회로 가졌다. “내 상처 낫지 않으니 밉지만,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안 미워요. 그저 빨리 힘내서 극복했으면 좋겠어요.” 참석한 할머니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눈물을 훔쳤다. 이 어른들, 진정한 대인들이다.
한편 일본 돕기 자선공연을 마련한 가수 김창완 씨 이야기도 있다. “눈 사고로 잃은 동생이 떠올랐다. 가족을 일본으로 떠나보낸 분들께 힘이 됐으면 한다”는 언급을 했다고. 김창완 씨는 크라잉넛·장기하같은 17팀과 내일 홍대앞 무대에 오르기로 했다. 애도의 시 한편도 직접 썼다. “친구야 내가 너를 안아줄게, 울어라 내가 너를 안아줄게” 이런 내용이다.
● 장자연 편지, 가짜로 판명 났지?
최초 보도했던 SBS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시청자 사과를 했다. 이런 가운데 <경향신문>은 허위로 판명된 편지와 무관하게 장자연 씨가 직접 쓰고, 지장까지 찍은 원래 문서에 대한 수사가 미흡했다고 비판했다. 본질 즉 사실관계에 대한 수사 대신, 곁가지 즉 친필여부에만 모든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15면 보도.
이런 가운데 <한겨레>는 경찰이 <조선일보> 사주의 일가인 ㅂ씨와 관련된 내용을 수사하고도 2009년 수사 결과 발표 때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왜 그랬느냐. “ㅂ씨에 대한 수사 내용이나 조사 방법 등은 당시 수사관들이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서”라고 한다. <한겨레> 역시 “사건의 본질이 편지의 진위 여부가 아닌 만큼, 연예인 성접대 의혹을 재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3면 보도.
○ 관련해서 <조선일보> 보도는 어떤가?
1, 12, 13면과 사설을 통해 SBS를 맹비난했다. “장자연 편지 소동은 정신분열증 증세의 교도소 수감자가 과대망상증으로 조작한 편지를, 특정 이념에 편향된 세력이, 특정 신문을 공격하려고, 몇몇 언론에 건네주고, 그걸 받아 일부 언론이 선정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사회를 흔들며 특정 언론과 그 언론사 대표를 공격해 명예를 훼손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으로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 이라크 반정부군이 궤멸 직전이라고?
국제 사회의 외면 속에 카다피 친위부대가 반정부군 거점인 동부 벵가지로 통하는 관문도시인 아즈다비야 외곽에 전투기로 폭격을 하며 공세를 펼쳤다. 반군은 퇴각 또 퇴각하고 있다. 전투기, 탱크 같은 중화기로 무장한 정부군을 대상으로 반군이 계속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러시아를 포함한 8개국 외무장관들은 리비아에 대한 군사개입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 낮부터 기온 오른다고?
어제보다 4~5도 높겠다. 요즘은 바람 방향도 관심이지? 주로 북서쪽에서 불어오기 때문에 일본의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 쪽으로 날아오는 일은 없겠다. 내일부터는 꽃샘추위가 풀리겠다. 낮에는 13도까지 오르면서 평년기온을 웃돌겠고, 일요일에는 봄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