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야밤에 누웠다가 잠이 안와 다시 일어나 글을 써봅니다.
저는 Otd 가입 전에는 기계식 키보드라는 이름만 알았습니다.
뭐랄까요...
뭔가 비싸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한 몇년 쓴 집의 키보드가 엔터키를 누르면 가끔 나오지 않고 계속 입력되는
증상이 있어서 키보드를 알아보려고 다나와와 네이버 등을 뒤져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알게 되었지만 제가 수년간 썼던 키보드는 유사 알프스축을 쓰는 아론 106이라는
모델이었습니다.
이전 룸메이트가 쓰라고 주었던...
전 이게 기계식인지 맴브레인인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덜렁거리는 키캡은 약간 불만이었지만 원래 키보드를 많이 두드리는 편이 아니었고
몇년 사용하니 번들거려도 그런가보다 하고 뭐... 그냥그냥 썼었습니다...
알고보니 그넘도 기계식이었습니다.
지금도 쳐보면 키감이 안습이군요...
키보드를 사려고 뒤져볼 때는 물론 키보드 하나만 사려고 그랬습니다.
무려 10만원이나 하는 기계식이라는 넘을 하나 사서 써보자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다 키보드매니아를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옆동네라는 곳을 보게 되었습니다.
옆동네는 일단 자작파들이 모인 곳이라는 정도의 정보만이 다였습니다.
키보드를 만드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라는...
그래서 키보드를 하나 지를 사람에게는 무리라는 생각에 즐겨찾기만 등록하고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때까지는 그 좋다고 하는 기계식 키보드를 하나만 사서 쓰자였고 저의 관심 색상은
오로지 모든것이 까만 블랙이었습니다.
케이스(하우징이라는 말도 몰랐었을 시기...)가 작은 키보드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게된 알루미늄 하우징의 키보드.....
너무 멋졌습니다..
"아... 가지고 싶다... 케이스가 알루미늄이라니... 이것의 가격은 얼마나 할까..."
그것은 또뀨와 356이었습니다.
가격을 알아보고 일단 좌절했습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검색질로 356의 제작은 Otd에서 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맨날 들락날락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스위치의 종류나 키캡..
하우징 등의 개념이 아예 없었였습니다.
그러다 본 삼미니...
"음 ... 정말 비싸지만... 이녀석을 하나 지르고 평생 쓰는 것이얌....."
하는 생각을 하고 장터에 구입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구하게 된 삼미니 두대...
둘다 62g 변흑 완성품 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저의 첫 기계식 키보드였습니다.
그때쯤 알게 된 스위치 교체등의 얇팍한 지식으로 이넘을 다른 스위치로 바꾸면 되는구나
써보고 마음에 안드는 것 하나 팔지 뭐...하는 생각을 가지고 일단 두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계속 검색하며 글을 읽다 보니
'왜 이분들은 키캡을 이리 모으는 걸까..'
'이 허연 키캡이 무슨 의미가 있다고 이리 사고 파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이리저리 뒤져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점점 예뻐보이는 흰색 키보드와 키캡들이 저의 눈을 사로잡았고
포럼의 글들을 읽고 사진을 보면서 옛날 키보드들의 아름다움을 약간이나마
느끼게 되었습니다.
너무 많은 종류의 회사와 각 회사의 너무나 많은 스위치들...
다른 종류의 키캡을 쓰면 달라지는 키감과 하우징의 재질과 보강판의 재질과 두께,
기판의 재질과 두께와 충전재에 따라 달라지는 키감에 대한 글을 보며 키보드를
여러대 가지고 사용하는 이유를 어느정도는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검정색의 아담한 사이즈의 키보드 하나를 사서 쓰려는 마음은 이제 어디로
간지 모르고 여러 종류의 스위치가 궁금해지고, 흰색 키보드와 키캡이 이뻐서 가지고
싶어지고, 올드 키보드들과 풀배열의 큼직한 키보드들도 마구 좋아지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키보드 콜렉터의 마음을 알게 되고 왜 키보드를 모으는지도 알게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음.....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한가 봅니다.
전 콜렉터의 수준은 절대 되지 못하지만 키보드 콜렉터 분들이 마구 부러워집니다.
저의 여정은 어디까지일지. 언제까지일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결국에 취미생활의 끝은 사람만 남는다는 어느 분의 말씀처럼 될지 아니면 맴브레인 키보드
하나만 남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아직은 너무 재미있을 때인것 같습니다.
이미 만져볼 만큼 만져보고 이제는 관심에서 많이 멀어지고 유유자적 관망하시는 분들의
말씀을 하나하나 들어보고 느껴보며 완급조절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돌아보니 잠시의 시간동안 키보드에 대한 저의 시각은 너무나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모두 좋은 밤 되세요...^^
결국 모든 취미는 일맥상통하는겁니다. 다만 키보드가, Otd가 특별한것은 Otd가 사람이 특별하다는 것에 있지요. 저번에도 말씀드린것 같지만 사람을 남기자구요 우리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