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제역, 물가, 전세. 고삐 풀린 망아지 같다.
각기 다른 문제지만 공통점이 있다. 초동 대처 미숙, 실효성 없는 대책 발표, 부작용을 무시한 근시안적 대응 이런 것이다.
△ 우선 초동대처 미숙 부분을 보자. 구제역은 이미 330여만 마리를 매몰하게 했다. 전세 값, 무려 95주 연속 상승했다. 3% 억제 목표였던 소비자물가는 4.1% 상승했다. 수습할 때를 놓쳤기 때문이다.
△ 다음 실효성 없는 대책. 구제역, 물가 문제에 있어, 정책 당국자와 여당은 “별 문제 아니다” 이렇게 대응해 왔고, 전세 값은 “공급을 늘리겠다”는 하나마나한 약속을 했다.
△ 마지막으로 부작용을 무시한 근시안적 대응. 구제역의 경우 상수원 보호구역에까지 가축을 묻었다. 물가대책은 대형마트 정유사에게 협박 비슷하게 ‘값을 내려라’고 압박하는 것 정도다. 전세대책, 가계부채 고려 안 하고 ‘대출 제한을 풀 테니 이참에 빚내서 집 사라’ 이거 정도다.
<한국일보>는 컨트롤 타워가 돼야 할 청와대가 예방도 수습도 대응도 잘 못하는 한마디로 역할 부재 상태에 놓여 있다고 1면에서 짚었다.
● 구제역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한강 낙동강 상수원 정말 걱정이다.
경기도가 묻은 곳 1844곳을 조사했다. 경안천 같은 팔당호 특별관리지역에 137곳, 못해도 수백에서 수천 마리의 소 돼지가 묻혔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하천 옆 30m 이내에 묻은 경우도 통틀어 149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가파른 경사지에 조성한 경우도 있어 붕괴 가능성도 꽤 있고. <조선일보> 5면 보도.
<동아일보>는 낙동강 상수원을 짚었다. “침출수 유출 피해 우려 지역을 지도에 점으로 찍으면 흰 종이가 보이지 않을 정도”라며 그 심각성을 묘사했다. 낙동강의 최상류에 해당하는 문경의 영강에 인접한 마을에도 촘촘하게 나타나 수질 오염의 위험성이 더 크게 우려되고 있다. 4면 보도.
한편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매몰된 소·돼지 300여만 마리의 사체에서 나오는 침출수가 최대 6000만ℓ를 넘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생수병 500㎖로 따지면 1억2000만개에 달한다고 한다. 날 풀리고 땅 풀리는 봄에 이거 다 막을 수 있을까. 의문이다.
○ 민심이 흉흉하다고 하지?
벌써부터 2차 환경오염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그제 오후에 안동시 일직면에 돼지 11,414마리가 살 처분돼 매몰된 현장에서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고 한다. 땅에 묻었는데도 말이다. 제대로 다져지지 않은 신발이 푹푹 빠져들어 걸음을 옮기기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비라도 오면 정말 큰일 날 일이다. ‘일단 묻고 보자’던 곳, 비단 여기 뿐 일까. <국민일보> 4면 보도.
인심 좋은 농촌, 옛날이야기이다. ‘당신 목장을 시작으로 구제역이 퍼졌다’, 심하게는 ‘너 때문에 우리 소가 죽었다’라며 서로 손가락질한다고 한다. 여파가 미치지 않은 곳에서는 행여 균이 옮길까봐 지역 주민끼리 집 밖으로 나오지를 않는다고 한다. <동아일보> 5면 보도.
● 정부 여당이 골머리라고?
<동아일보>는 4면에 “여권이 구제역 침출수에 빠졌다” 이런 표현까지 썼다. 구제역 직격탄을 맞은 강원도, 요즘 구제역이 번지는 김해, 오는 4월 27일 재보선이 있게 된다. 둘 다 지면 사실상 선거 참패한 거다. 레임덕에 더해 내년 4월 총선 또 12월 대선까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민심은 최악이다.
이런 와중에 강력한 필승 카드를 내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여당의 강원도지사 후보로 엄기영 전 MBC 사장이 밀리고 한승수 씨가 거론된다는 보도가 나온다. 분당은 정운찬, 김해는 김태호 씨로. 세 사람, 다 총리 또는 총리 후보자 출신이지? 인물론을 통해 야권의 정권 심판론에 맞선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6면 보도.
● 조석준 청장의 전과를 묵인하는 현 정부, 과거 정부와 비교당하네.
노무현 정부에서 고위 공직자 인사검증을 했던 권오중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국장이 밝힌 말이다. “참여정부에선 음주운전 2회 이상이면 3급 이상 공무원은 1년간 승진을 보류했고, 장관과 기관장 자리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라며 “음주에 뺑소니에 사망사고를 일으킨 조석준 청장의 경우는 1차 검토부터 배제됐을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 2면 보도.
● 폐암 환자들이 국가와 담배 제조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결국 패소했지?
항소심이었는데 또 패소했다. ‘담배 사 피운 사람 잘못’이라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어제 판결, 주목되는 부분이 있다. 담배와 폐암의 인과관계, 즉 담배 많이 피우면 폐암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재판부가 인정했다. 물론 그게 곧바로 폐암 책임은 곧 담배 제조사에게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또 제조사가 ‘담배 나쁘지 않다’며 권한 게 아닌 다음에야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지만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 KTX가 인력을 감축한 다음 설비점검 횟수를 크게 줄였다고?
이번 탈선 사고의 원인, ‘엉터리 임시조처’ 사실일까. 그렇다면 20분 이내 장애처리 달성 원칙 때문이란 게 코레일 직원들 이야기이다. 20분 이상 연착하면 환불해줘야 하거든. 따라서 급하게 하는 관행이 있다고 한다.
또한 인력을 5000명 이상 감축하고 외주화하면서 평소 검수 횟수가 크게 준 것도 문제가 된다. 이번에 사고가 난 신호설비는 2주에 1회 점검하던 것이 월 1회 점검으로 바뀌었고, 무선설비와 역무자동설비는 월 1회 점검에서 3개월에 1회로 축소됐다고. <한겨레> 2면 보도.
● 오늘 북한 관련 뉴스가 많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추대된 것 같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작년 9월 군권(軍權)을 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른 지 5개월 만에 사실상 권력 서열 2위에 오르게 된 셈이다. <조선일보> 1면 보도.
이런 가운데 김정일 위원장의 차남이자 김정은의 형뻘인 김정철이 싱가포르에 머물며 에릭 클랩튼 공연을 관람하고 호화 쇼핑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정일 위원장 생일 코앞인데. 결국 김정철도 동생에서 후계 경쟁에서 밀린 뒤 해외에 떠도는 것일까. KBS 보도.
○ 남한의 강경 정책으로 위화도 개발권이 북쪽에 넘어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이 압록강 하류의 섬인 위화도와 황금평 개발권을 중국에 앞서 남쪽에다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의 대북 봉쇄전략 탓에 무산됐다고 하고. 그렇다면 이건 지금 어디로 넘어갔느냐. 중국에게 50년 임대하는 방식으로 넘어갔다고 한다. MBC 보도.
● “서울대 음대 교수의 '어떤 레슨'” 이런 제목의 기사가 있네.
이 교수, 명절이나 스승의 날 제자들이 준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런 걸 어디에 쓰냐'며 화를 냈다고 한다. 스승의 날, 제자들끼리 돈을 모아 선물을 마련했더니 '각자 해야지, 왜 모아?' 이러며 화냈다고 한다. 상품권으로 촌지를 준 학부모를 불러서는 '그렇게 (쩨쩨하게)살지 말라'며 인격적인 모욕을 줬다고 한다. 경제 사정이 나은 부모에겐 티켓을 강매했다고 하고. 누구일까? <조선일보> 10면 보도.
● 오늘은 더 포근하다고?
낮 동안에는 전국이 맑겠다. 하지만 오후부터는 남서쪽에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구름이 많이 끼겠다. 제주와 호남지방에는 밤부터 비나 눈이 내리겠다. 정월 대보름인 내일은 영동과 충청이남 지방에 비나 눈이 예상된다. 그러나 늦은 오후에 큰 달, 볼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