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애들을 재우며 잠시 눈 붙였다가
1시부터 하는 대한민국 축구 경기를 볼 계획에
9시경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계획 처럼 12시경 기상은 아이들의 몸부림으로
수포로 돌아가고 10시반경에 눈을 떠서 컴을 켜고
웹질 좀 하려고 하던 그 순간 방 불을 켜는 스위치
옆으로 천정과 벽이 만나는 그 곳부터 물줄기 몇가닥이
바닥까지 주욱 길게 늘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천정을 보니 벽지가 물을 안쪽으로 머금고 배가 불러 있는
것을 보고는 잠결에 귀찮아서 그냥 잘까하다가 담배 한대
피며 생각해 보니 그 곳 물이 터지면 나름 저만의 보물 창고인
바로 키보드들을 잔뜩 쌓아둔 그것도 오징어, 승화, RGB 등을
봉인해둔 박스가 홀딱 젖을 것 같은 불안함이 엄습하더군요 ;;
바닥에 들통 가져다 받쳐 놓고 칼과 젖가락 하나로 벽지를
조심 조심 소심하게 쑤셔가며 배수 구멍을 뚫어 물 받기를
한참 들통에 물이 좀 차나 싶더니 방울 방울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놀란 가슴을 달래고 축구 경기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아 이 추운 날씨에 윗집 온수 파이프가 터져서 며칠간 ㅎㄷㄷ
추워 떨면서 지낼 것과 그 많은 박스들 공사중 옮겨서 다시
정리 할 부분도 난감하네요 ;; 그나마 다행인 것은 벽지가
종이벽지가 아닌 실크벽지라 물을 머금고 버티고 있던 것이지
종이벽지였다면은 아마 지난밤부터 이미 오징어 널어 말리는
작업에 돌입했을듯 합니다 ㅎㄷㄷ;
그래도 큰 피해가 없어서 다행입니다.
잠시 보관도 해드릴 용의 있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