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website is a clone of OTD.KR - it only exists to maintain the historical information that OTD once housed, and to act as a monument to this incredible, passionate community. Nothing presented here is the original work of kbdarchive.org
"지난해 5월 시즌을 마친 후 구단에서 오른 무릎 진단을 받았다. 정기적인 검진이었다. 구단 의무팀에서 진지하게 조언해왔다. 축구 선수의 무릎으로는 5년 정도 버틸 수 있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대표팀을 오가며 장거리 이동을 자주 하면 2년으로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길어야 3년이라고 했다."
-구단 의무팀이 무릎 시한부 판정을 내렸다는 얘긴가.
"그런 셈이다. 지성이는 욕심이 많다. 본인이 최고의 모습일 때 물러나고 싶어한다. 선수 생활도 앞으로 4년 후에는 은퇴할 생각을 갖고 있다. 현재 무릎 상태라면 어차피 브라질월드컵을 못 뛰게 된다. 그렇다면 빨리 대표팀에서 은퇴해서 더 나은 후배들이 클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난해 6월 마음 굳게 먹고 남아공월드컵이 마지막이라고 밝혔다. 카타르 아시안컵이 마지막이라고 못박았던 이유다."
-'체력이 허락한다면 대표팀에 남겠다'는 말을 자주 해왔는데
"마음이 약해서 반대 여론이 있을 때마다 '체력이 허락된다면 브라질월드컵에도 뛰겠다'고도 했고, '대표팀 은퇴는 내 스스로 더이상 힘들다 라고 느낄 때가 될 것'이라면서 비켜가곤 했다. 하지만 마음 속에서는 아시안컵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른 무릎이 어느 정도 상태인가
"2003년과 2007년 두 차례 칼을 댔다. 연골은 한 번 수술하면 완쾌되지 않는다. 평상시에도 무릎에 물이 조금씩 차있다. 일반인들은 장시간 비행을 하면 몸이 붓는다. 지성이는 비행기를 타고 나면 무릎에 물이 늘어나서 힘들어한다. 사실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도 가족과 본인 모두 마음을 조렸다. 일본-오스트리아-남아공으로 이어지는 강행군 일정에서 혹시나 무릎이 탈나지 않을까하는 우려였다. 사실 월드컵 조별예선 3경기를 모두 뛸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스페인전을 앞두고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다행히 충분히 휴식하면서 월드컵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10월 한·일전을 앞두고 물이 찼을 때 출전했다면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한국과 영국을 오가면서 무릎에 물이 차는 주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과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은 좀더 대표로 뛰어주기를 바란다.
"감독님들은 선수로 뛸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좀 더 늦출 것을 얘기하신다. 제주에서 만난 박경훈 제주 감독도 처음에는 더 뛰어야한다고 하다가 내 얘기를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감독님들도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
-구단에서 대표팀 은퇴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적은 없나.
"구단이 대표팀 은퇴를 강요할 수는 없다. 대표팀 차출은 선수 본인이 결정할 문제다. 지성이는 여전히 대표팀의 부름을 받으면 설레고 기뻐하고 기다린다. 대표팀에 가는 일이 항상 즐겁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끝을 맺어야할 때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유럽에서는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고 하면 재계약 때 더 많은 연봉을 보장받는다. 소속팀에만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성이가 그런 꼼수를 생각했다면 월드컵을 마치고 곧바로 은퇴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성이는 아시안컵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한다. 한국을 아시아 챔피언에 올려놓고 멋지게 유니폼을 벗을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만일 4년 후 박지성이 건재하게 뛰고 있고, 브라질월드컵을 앞둔 대표팀에서 박지성이 필요하다면 복귀할 수 있을까.
"지성이 본인이 결정할 문제다. 몸이 허락한다면 월드컵에 나서지 못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예선전을 애써 뛰어온 후배들의 자리를 꿰차고 월드컵에 나서는 건 지성이 성격상 부담스러워 할 것 같다. 지성이가 말하길 현재 대표팀이 10년간 대표 생활을 하면서 최고의 선수로 구성돼있다고 하더라. 자기가 없어도 월드컵에 나서는데 문제가 없다고 자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