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오랜 친구와 연말 모임 때문에 전화통화를 하던 중 우스운 일화가 있어 소개합니다.
친구의 아내는 옷'장'이 아니라 옷'방'을 따로 둘 정도로 가진 옷이 많은데,
출근하기 전에 옷방에 들어가, 4면을 가득 채운 옷들을 쭉 훑어보면서 한참을 고민하고는,
'음... 입을 옷이 없군'하며 혀를 끌끌 차더니, 어제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출근하더랍니다.
저희들 중에도 기십만원씩 하는 '월드 하이 엔드 퀄러리 OTD공제 키보드'를 여러대 늘어 놓고
아래턱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음... 칠만한 키보드가 없군'하시는 분들이 분명 있을 것 같아
남일 같지 않은 마음에 우스갯소리 좀 드리겠습니다.
마눌님 앞에서 절대로 그러지 마세요. 돌아가실 수도 있습니다.
모 국회의원이 소개한 북한의 신무기 보온병 포탄은 장전 절차가 필요하지만
키보드 하우징 모서리는 뒤통수에 대고 넵다 그냥 던지면 됩니다.
행정병들이 150원짜리 군용 모나미 볼팬을 스넵샷으로 던져서 북괴군의 눈을 멀게 한다지요.
휴가 나온 장병들은 제각으로 다린 빳빳한 전투복을 입고 회축으로 북괴군의 목을 벤다지요.
이미 우리는 마눌님께 충분한 무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각진 모서리에 철판 풀보강이라면 구차하게 첨언하여 무엇하겠습니까.
남한의 햇볕정책이 본의 아니게 북한의 핵무장을 도운 것처럼
우리의 키보딩이 본의 아니게 아내의 모서리무장을 돕고 말았습니다.
우리들은 지금의 현실을 냉철히 인식하고, 재료용 와이즈를 쟁여 두는 특별활동은 잠시 뒤로 미루고,
투철한 안보의식으로 생명보험 하나씩 들어둬야 하는 게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0^
누구 생명보험 공제하실 분 없나요? 저기요~ 안 계시냐고요~ 안 들려요? 살려줘요~
이렇게 될 수도 있습니다. 키보딩 장관들이란 사람들이 부끄러운 줄 알아야죠... ^.^
으흠, 다소 제가 감정이입이 심화되어, 접동새가 되어 날아간 점이 없지 않았습니다. ^.^
끝으로 우리의 안보의식 강화를 위해 라운딩 처리가 안 된 울트라 캡숑급 각무기로 긴 글을 마칠까 합니다.
사진은 역설적이게도 '사랑받는' 택이님의 키보드입니다.
안보 교육용 자료로 무단 사용한 점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립니다.
p.s 어제 송년회는 즐거우셨는지요. ^.^ 모쪼록 12월 한달 그리고 2010년 한해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