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다섯시 반쯤 마눌신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회사로 와도 좋냐고... 얼마전부터 외식을 하고 싶다며 가끔 오는지라 그러라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비가 그렇게 쏟아 붓는 줄은 몰랐습니다.
퇴근 무렵쯤 되어서 창밖을 바라보니 비가 정말 엄청나게 내리더군요... 걱정했지만 무사히 도착했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좀 정리하고 내려가서 저녁을 어찌할지 물었습니다. 애들도 있고 하니 차를 지하에 대고 바로 갈 수 있는 곳에 가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제 직장은 명동... 지하주차장을 가지고 있는 음식점 건물이 거의 없습니다. 어디가 있을까 하며 명동 주변 길을 돌던 중 큰 건물에 들어가 있는 모 피자집이 어떠냐 물었습니다. 예의 나오는 그 질문...
마눌신 : "먹어 봤어? 맛있어?"
찌니 : "아니.. 근데 괜찮데... 근데 가격이 좀 비싸데..."
마눌신 : "얼마나???"
찌니 : "머 양은 별루 안되는데 인당 한 2만원씩 한다는데"
마눌신 : "그럼 안돼...."
그래서 다시 명동을 돌다 아웃*을 발견...
마눌신 : "아! 저기 맛있겠다... 버터에 빵도 찍어 먹고..."
찌니 : "그럼 저기 갈까?"
마눌신 : "저기도 비싸잖아..." --- 잠시 갈등...
(그러는 사이 지나감...)
마눌신 : "에 지나갔네?"
찌니 : "한바퀴 돌면 되지"
다시 돌아와...
찌니 : "지하주차장은 없네.. 괜찮겠어"
마눌신 : (다시 갈등하며 주차장을 응시한다... 때마침 다시 억수로 쏟아 붓는 비)"주차장 자리도 없는거 같고... 애들 데리고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힘들겠다...."
찌니 : "..."(말없이 차는 떠난다... 살짝 짜증 모드) "회사 근처에도 아웃백 있는데 거기도 지하주차장 없어 어때..."
마눌신 : "그럼 어려울거 같어....비 많이 오잖아"
그렇게 명동을 주변 블럭을 3바퀴쯤 돌고 결국 집 근처로 가 저녁을 해결하기로 하고 출발... 회현에서 다시 이어지는 마눌신님의 대화...
마눌신 : "아 아웃* 정말 맛있겠는데... 저 앞에도 아웃백 있다..."
찌니 : "네비 검색해 봤는데 근처에 아웃*은 많은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하주차장 번듯한 아웃*은 없는거 같어... 아까 그냥 지나간 아웃*이나 별 차이 없을거야. 일단 집 근처로 가자"
마눌신 : "그래 그렇겠다... 중심가쪽 아웃*은 다 그렇겠지..."
그리고 터널 진입... 막히는 와중...
찌니 : "그냥 ** 중국집이나 가자"
마눌신 : (체념한듯) "그래 애들도 있고... 그러자"
조금 후'''
마눌신 : "아웃* 치킨 샐러드가 너무 먹구 싶었어"
찌니 : (말없이 네비로 아웃* 검색, 그리고 아웃* 교대점으로 목적지 셋팅)"그래 가자 까짓거... 뭐 일단 강남쪽으로 가야 지하주차장이 있는 아웃백이 있을거 같다... 그리로 가보자..."
터널을 지나 반포대교로 향하는 도로위....
마눌신 : 차가 많이 막히네...
찌니 : 그렇네...(명동을 도는 와중 편의점에서 산 천원짜리 빵을 나눠 먹고는 곯아 떨어진 두 아이들을 보며... 우리집 아이들은 저녁 8-9시면 밤잠을 잡니다...)"에구... 뭐 애들도 다 자고... 외식하기는 다 글른거 같다... 집에 가서 대충 먹자... "
마눌신 : (약간 실망+체념) "그래 할 수 없지... 외식하러 왔다가 그냥 눈요기만 잔뜩하고 가네..."
결국 애들 명동을 돌다 편의점에서 산 천원짜리 방을 나눠 먹은 채로 밤잠에 들었구요 마눌신님과 저는 집에서 신라면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어제 모 횐님이 기원한 즐밥은 저녁 아홉시 반(차가 엄청 막혀 집에 거의 9시 도착) 신라면이었습니다...
붱님에게 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회사 뒤에 브라질리아에 형수님 모시고 갈끄램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