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사정과 글을 워낙에 못쓰는 관계로 이런 공식적인 곳에 글을 남기기가 쑥스러워서 포럼의 글을 중단했었습니다.
뭐.. 일딴은 자주는 못쓰더라도 조금씩이나마 글 남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졸필이라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cherry 사의 또하나의 랙마운트 키보드 G80-11900HVMUS.
이하 11900으로 칭함.
11900은 11800과 형제뻘이라고나 할까 어느 것이 먼저 발매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11900은 11800만큼의 인기를 얻지는 못하였다. 대부분 흑축을 채용하여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이 키보드를 접하였을 때는 11900의 인기는 그다지 많지 않았었다.
게다가 국내에 이와 같은 흑색의 11900은 흔치 않았던 모델이었었고 당시 모 키보드 사이트에서는 베이지 색상의 11900만이 주로 나타났었다.
이 글에서는 키감에 관한 내용은 소개하 않기로 하겠다.
그다지 오래 사용했던 키보드가 아니라서 키감을 호불호를 따지기에는 어렵기 때문이다.
본인이 베이지 색상의 이 키보드를 접했을 때에는 처음으로 체리사의 흑색축 채용 키보드를 만져보았을 때이고 그때의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엄청난 키압과 리니어의 특성상 구분감이 전혀 없는 스위치를 처음으로 접해보았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에 와서는 체리사의 흑축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스위치의 하나가 되었지만, 그당시의 흑축은 넘어서기 어려운 하나의 벽처럼 느껴졌었다.
이글에서는 태생이 비슷한 11800과의 비교가 주가 되겠지만 분명 11900도 하나의 특색있는 키보드로서 자리 매김을한 값어치 있는키보드다.
단순히 자판의 레이아웃만을 비교하자면 11800과는 완벽히 똑같은 배열을 가지고 있다. 물론, 여기서 하단열은 다르지 않냐고 태클을 건다면 할말은 없지만 윈키와 윈키레스의 차이는 별개로 한다.
기본적인 틀은 펑션키의 2단열 배열과 우측 넘키들의 배열상 특징이다.
11800과 같이 펑션키들을 2단 배열시키고 우측으로 인서트와 딜리트 키를 배치하였으며, 넘키들을 터치패드의 상단에 위치시켰다.
이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배열상의 적응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고, 넘키들의 배치가 하단에서 좀 멀어지는 관계로 본인처럼 자주 넘키들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다소의 귀찮음을 감수해야만 하는 배열이다.
11900의 가장 특색 있는 부분중의 하나인 터치 패드의 장착부분이다.
아쉽게도 11900의 터치패드를 실사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다. 감도도 감도려니와 엄청나게 조악한 클릭감은 소수의 매니아들에게는 스위치 개조까지도 해야만하는 수준의 것이다.
랙마운트용 키보드라는 점에서 그럭저럭 이해해줄만 하지만 대부분의 키보드 매니아들이 일상에서의 실사를 위주로 사용해야만 하는 환경에서 그리 탐탁치 않게 보이는 부분이다.
11900의 애로우 키는 11800, 1800과 거의 동일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키캡의 사이즈도 완전히 동일하여 이부분은 서로 호환이 되어서 하우징과의 간섭이 일어나지 않는다. 항상 1800, 11800, 11900의 애로우 키에 대해서는 딜레마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컴팩트한 사이즈와 손의 움직이는 동선으로 보면 분명 편해야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다지 편하지가 않다.
오랜동안 풀배열 키보드에 적응되어온 탓인지 항상 애로우 키를 누르려면 헛손질을 하기가 일쑤이니....
11900의 하단열은 거의 윈키배열을 따르고 있는데 여태까지 윈키레스 배열의 11900은 본적이 없었다.
만일 개조하지 않은 윈키레스 배열의 11900을 가지고 있다면 상당히 레어한 아이템이니 꼭 장농속에 감춰놓길 바란다.
어느 순간 누군가에 의해서 강탈 당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각설하고 이부분 역시 본인에게 있어서는 조금은 불편함을 주는 곳이다.
다소 작은 사이즈의 키캡들 덕에 보지 않고 타이핑하는 것에는 조금 어색해지곤 한다.
미니배열에 익숙해져 있는 유저들이라면 그리 문제가 되지 않지만 풀배열을 즐겨 사용하는 필자에게 있어서는 오타를 증폭시키는 지대한 역할을 해주는 부분이다.
외형상의 마지막 특색 부분인 스텝스컬처는 랙마운트 키보드인 만큼 최상단열의 낮은 키캡을 특징으로 볼 수 잇다. 펑션키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풀사이즈 키보드의 스텝스컬처 방식과 동일하지만 낮은 랙마운트의 구조 때문에 최상단열의 펑션키 부분은 극단적으로 낮게 디자인이 되어 있다.
11900의 앙징맞은 틸트부....
앙징맞다고 표현하기는 했지만 과히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각도 조절의 기능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의미를 둘 수는 없을 듯 하다. 하지만 11900의 키보드열의 각도가 낮은편에 속하니 없는 것보다는 그나마 있는 것이 다행이다. 왜 1800과 같은 틸트를 사용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11900의 후면부....
기존의 3000 시리즈와 비교해보면 크게 차이나는 부분을 볼 수 있는 것이 볼트로 하우징과 체결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꽤 많은 볼트로 상부하우징과 하부하우징이 단단하게 결속이 되어 있다.
체리사 키보드의 대명사인 MX3000의 가장 큰 아쉬운 부분은 바로 하우징의 부실함인데 11900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크게 보강되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덕택에 11900에서는 3000보다 키감이 개선될 여지가 많다.
이상과 같이 11900의 외형상 특징에 대해서 자세하게 살펴 보았다.
11900은 여태까지는 흑축 스위치를 채용한 것밖에는 보질 못했다.
분명 다른 축의 키보드도 존재하긴 할터이지만 현재까로는 흑축만이 인터넷상에서 볼 수 있었고, 대부분 개조를 통해서 다른 스위치로 스왑되곤 하였다.
분명 디자인으로 따지자면 순정상태의 체리 키보드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키보드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는 11900이지만 실용성 면에서 따져보자면 조금 아쉬운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나 한창 1800을 구하기 어려웠던 시기에 11900 블랙 제품은 매니아들의 로망인 제품이었다.
블랙의 유려한 색상과 이색사출 키캡을 사용하여 키감면에서 상당히 좋은 느낌을 줄만한 제품이었다.
지금에서야 356이나 또뀨와 같은 커스텀 키보드들이 존재하는 마당에 11900과 같은 제품은 찬밥 신세가 되었지만, 당시의 키보드들로만 비교해보자면 키보드의 만듦새나 디자인적인 면에서 좋은 점수를 줄만한 키보드이다.
빈티지라 불리기에는 조금은 어정쩡한 선상에 있는 키보드이긴 하지만 하우징에 대한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는 체리에서 몇안되는 단단하고 완성도 높은 하우징을 자랑하는 키보드로 이제는 서서히 잊혀져가는 키보드가 되어가는 11900을 소개해 본다.
매우 좋아요.ㅡ0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