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넥서스 투 유출 사진에 대해 여러 의견이 많더군요.
확실히 OTD 분들은 삼성, 특히 삼성에서 만드는 폰에 대해 반감이 많으신 것 같은데..
저도 삼성이란 회사의 여러 비리는 싫지만, 일단 삼성이란 회사의 도덕성은 논외로 하고, 폰에 대해서만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넥서스 투가 정말로 나왔을 때의 파급 효과를 간과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 해서요..
윈모바일 시절엔 HTC의 최적화 능력이 각광받은 적이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HTC가
하드웨어를 잘 만드는 기업은 아니었습니다. 케이스 마감도 엉성하고 자체 UI를 제외하면
옴니아와 크게 다를 것도 없는 사양과 안정성이었죠.
HD2, 터치 다이아도 한달 이상 만져 봤고 역시나 HTC OEM인 엑페도 최신 터치플로 나올때마다
거의 다 사용해보면서, 2년 가까이 써봤기에 거의 확신합니다. 이 녀석들도 어차피 윈모폰이고
그전에 몇년간 쓰던 4300, 4500, 4650 등 삼성의 윈모폰들과 크게 다를 게 없었습니다.
삼성의 비극이라면 옴레기를 전지전능, 아이폰 대항마로 광고한 ㅄ짓에 있죠...
또한 흔히 얘기하는 사후 지원도, 사실 HTC가 그렇게까지 대단히 잘해주는 회사는 아니었습니다.
삼성 이상으로 문어발처럼 비슷한 스펙폰을 여러 모델로 내놓는데, 약간 지난 폰은 롬업도 거의
안해주고 최신 UI도 최신폰에 대해서만 업데이트 해주곤 했죠.
터치다이아는 HTC의 자체 UI인 터치플로 2.5가 나올때까지도 1.0를 사용했고, 윈모 6.5로의 업도 안해줬습니다.
이런 HTC폰에 HD2처럼 만능폰이란 이미지가 붙고, 사후 지원에 있어선 최고란 느낌을 준 건
사실 전적으로 유저들의 힘이었습니다. 비슷비슷한 사양의 폰들인 덕에, 최신 사양의 폰을 위한
롬에서 어플 추출해서 각자 자신들이 쓰는 구기종에 이식하는 것이 비교적 손쉽게 가능했고
(엑페와 로디움, 토파즈 등 HTC의 거의 모든 폰은 퀄컴 CPU를 사용했었죠. HD2 이후론 저가폰 외엔
역시 퀄컴 계열인 스냅드래곤만 채택하고 있고..)
특히 수많은 커스텀롬을 제작하고, 튜닝하는 사람들이 모인 XDA 커뮤니티의 힘이 가장 컸었죠.
사실 이걸 사후지원이라고 한다면, 옴레기1도 유저들 스스로 6.5 업, 옴니아2의 어플을 이식한 커스텀롬을
옴2 출시도 되기 전부터 유출롬을 이용해서 제작, 유포하기 시작했었습니다.
안드로이드 이후에도 넥서스원이 레퍼런스가 된 덕에, 역시나 스냅드래곤을 채택하여 거의 비슷한
사양의 폰들을 내놓는 HTC가 XDA의 주 관심이 되어 다양한 튜닝의 대상이 되었고, 특히 HD2는
XDA의 아이돌이라 불릴만큼 사랑받는 폰이 되었죠.
특히나 넥서스원이 레퍼런스폰이 된 덕에, 구글이 프로요까지는 컴파일러 최적화를 스냅드래곤에
맞춰서 하기도 했구요. 실제 성능으로는 TI의 OMAP이나 삼성의 허밍버드가 스냅드래곤에 비해 지금
보다 더 큰 성능 차이를 보여야 하지만, 지금은 스냅드래곤 계열이 거의 동급의 퍼포먼스를 발휘하고 있죠.
하지만 이제 넥서스투가 레퍼런스폰 중 하나로 지정이 된다면, 상황이 좀 바뀌게 될 겁니다.
갤럭시S의 판매량이 어느정도인지 잘 모르는 분이 많을 것 같은데, 지난 3분기 세계 판매 실적에서도
이미 갤스는 HTC를 넘어섰죠. 현재 국내 판매 200만대 외에도 해외판매만 500만대 넘어섰고, 얼마전
출시된 일본에서도 대호평 중입니다.(1+1 때문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을텐데, 그 이유라고만 보긴 힘듭니다.
특히 일본에선 아이폰4보다도 비싼 가격에 출시되었구요.)
사실 삼성의 가장 무서운 점은 휴대폰의 부속까지도 자체 생산 가능한 회사라는 점이고, 현재 갤스 인기의
가장 큰 원인이자 뚜렷한 갤스만의 차별점은 현존 안드로이드폰 중 가장 빠른 허밍버드 CPU와 S아몰레드인데..
이 두가지 모두 삼성이 자체 생산하고, 현재는 삼성폰에서만 유일하게 사용되고 있죠.(물론 비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4, 아이패드의 A4가 허밍버드와 거의 동일한 녀석이긴 합니다만..)
여하간 모토로라, HTC가 안드로이드 시장의 초기를 이끌던 강자였다면, 갤스 출시 이후 삼성이 급속도로
따라잡고 있는 분위기란 거죠. 이런 상황에서 다음 레퍼런스로 삼성이 지목되고 있다는 건, 단순히 밴더별
돌아가기라 보기보다 구글이 최대 파트너로 삼성을 택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넥서스원 때도 구글에서 삼성에 레퍼런스폰 출시를 제의했다고 하구요.
적어도 이번에 정말로 넥서스투가 구글 이름을 달고 나온다면, 이제 최적화와 롬업데이트 속도에서
안드로이드 3.0이 될거라 예상되는 허니콤까지는 지금의 HTC와 거의 동급의 빠른 최신 버전 지원과 튜닝이
보장된다는 얘기이고, 안드로이드가 아이폰, MS의 WP7과의 3파전에서 승자가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2.1, 2.2까지가 입지를 굳히고 따라잡아가는 단계였다면 만약 안드로이드가 승리할 경우 그것을 확정짓는 것은
내년 허니콤 출시 이후가 될텐데.. 삼성이 이 단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힌다는 건 사실상 안드로이드 계열의
최강자로 입지를 굳히게 될지도 모른단 얘기죠.
개인적으로 삼성의 SW 능력은 불신하지만 하드웨어는 아주 잘 만든다고 보는 입장에서, 구글과 삼성의 결합은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삼성의 잘못은 거의 윗대가리에서 하는 것이고, 그아래에서 주말도 반납하고 일하다
40 즈음에 짤리는 연구자들은 무슨 죄겠습니까. 현재 삼성의 전자 쪽, 특히 임베디드와 관련 디바이스 기술력은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인 게 사실이죠. 그것까지 폄하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