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에 관한 입장차이 

1.

남이 골프를 치면 자기 과시를 위한 속물 근성 때문이고,

내가 골프를 치면 건강 관리를 위한 취미생활이다.

2.

남이 코미디를 보는 것은 취미가 저속해서이고,

내가 코미디를 보는 것은 단지 재미있어서이다.

3.

남이 추구하는 패션의 끝은 감각의 파멸이지만,

내가 추구하는 패션의 끝은 고감도 예술의 경지이다.

4.

남이 무전 여행을 하는 것은 만용을 부리는 것이고,

내가 무전 여행을 하는 것은 인생의 체험을 더하기 위함이다.

5.

남이 에어로빅을 하면 살을 빼기 위해서이고,

내가 에어로빅을 하면 건강을 위해서이다.

6.

남이 그린 추상화는 낙서같아 이해하기 어렵고,

내가 그린 추상화는 심오한 깊이 때문에

아무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7.

남이 미국 사람과 사귀는 것은 아메리칸 드림에 빠져서이고,

내가 미국 사람과 사귀는 것은 영어 회화를 배우기 위해서이다.

8.

남이 프로 야구 중계를 좋아하는 것은

집에서 시간 때우기에 안성 맞춤인 때문이고,

내가 프로 야구 중계를 좋아하는 것은

야구가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9.

남이 슬픈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것은

얄팍한 감상 때문이고,

내가 슬픈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것은

감수성이 예민해서이다.

10.

남이 애인과 쉽게 헤어지는 것은

마음껏 즐기다가 싫증이 나 미련없이 버리는 것이고,

내가 그러는 것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인간 본성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11.

'경마장 가는 길'을 보고 있는 남자 A와 B.

남자A: (남자B를 곁눈질하며)

저 녀석 저거 입까지 헤벌리고 강수연이한테 완전히 넋이 나갔군.

남자B: (남자A를 곁눈질해 가며)

에라, 이 녀석아 네가 이 영화를 보자고 한 그 속셈 뻔하지 뭐.

영화를 본 뒤 남자 A와 B.

남자A: 영화 멋지더라. 특히나 여배우의 연기가 멋졌던 것 같애.

혼신의 힘을 들여 연기에 몰입하는 자세는 우리가 본받아야 할 것 같더라구.

남자B: 난 특히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절망하는 여주인공에게서

처절한 삶의 무게가 느껴지던데.

12.

꽃을 꺾어다 꽂으며 즐기는 다른 사람의 취미는

자연보호도 모르는 반 문명적 행위지만,

꽃을 꺾어다 즐기는 나의 취미는

자연을 즐기는 높은 심미안 때문이다.

13.

남이 공부를 못하면 머리가 나쁘기 때문이고,

내가 공부를 못하는 것은 공부에 취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 잘하는 건 뭔데?)

14.

남이 컴퓨터를 배우지 못하는 것은

기계 공포증과 아둔함 때문이고,

내가 컴퓨터를 배우지 않는 것은

손으로 하는 일의 귀중함을 알기 때문이다.

15.

남이 워크맨을 꽂고 음악을 들으면,

'꼭 저렇게 음악을 좋아한다는 티를 내고 싶을까.'

내가 워크맨을 꽂고 음악을 들으면,

'음악을 들으면서 다니면 근사해 보이거든.'

16.

남이 질투하는 것은 속이 좁아서이고,

내가 질투하는 것은 감정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17.

남이 '도전하는 자가 미래를 연다' 고 하는 것은

철없는 낙관주의 때문이고,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은 적극적인 삶의 자세 때문이다.

18.

내가 키보드를 모으는  이유는 컴퓨터에 대한 해박한지식이 바탕이되어

입력기기에 대한  식견을 넓히기 위함이고

남이 키보딩을 하는 이유는

돈이 남아도니까 할일이 없어서 키보드를 사모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