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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때 부터 같이 어울리던 친구 둘과 토요일 오후에 한 친구의 집에 모였죠. 집 안에서 원카드도 하고 미니 농구도 하고 게임도 하고 머 그렇게 놀다가 밖에 나가서 놀자 만장일치로 대동단결하여 배드민턴을 치러 집 앞 초등학교로 갔었습니다.
마침 바람에 흩날리는 안개비가 내리던 중이었는데, 저희는 한참을 배드민턴을 쳤었죠. 비내리는 토요일 늦은 오후의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인적이 거의 드물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샌가 남루한 차림의 할아버지가 저희에게 다가오시더니... "애들아~" 하면서 부르시는 거에요. 그래서 저희는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께서는 몇 마디 건내신 후 물끄러미 우리들을 바라보시더니 그 중 한 친구의 등을 쓰다듬으시는겁니다.
그러더니... "넌 공부만 해라 공부 말곤 할 줄 아는게 없구만..." 라고 하시는거에요. 그 넘이 내신 1등급 순위권에서 놀던 넘이라 저희는 순간 흠칫 했죠.
그러더니 이번엔 또 다른 친구넘의 등을 쓰다듬으시더니... "넌 공부보다 운동에 취미가 많구나... 그래도 공부도 하면서 운동해~" 라고 하시더군요. 그 넘은 짬만 나면 농구에 미쳐 살던 놈이었죠.ㅋ 성적은 머 저랑 엎치락 뒷치락 하던 넘이었구요.
마지막으로 저... "넌 나중에 기업체 2개 거느린 사장 되겠네..." 왜 제게는 공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했을까요? 저는 공부를 안해도 된다는 말씀이셨을까요?ㅡ.ㅡ;
지금도 셋이서 모이면 가끔 그 때 일을 떠올리곤 합니다. 당시에도... 첫번째 친구는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둔 놈이었기에... 첫번째 친구 왈 "나중에 돈 많이 벌면 병원도 세워서 나 병원장 시켜줘~ㅋ" 두번째 친구 왈 "난 그 회사에 연구소장 시켜줘~ㅋ" 저야 뭐 나주에 돈 많이 벌면 그러자~ 그랬죠.ㅋㅋ (당시 저와 두번째 친구는 모두 공돌이 지망생이었거든요^^;)
그 이후로 15년 가량이 지난 지금... 첫 번째 친구는 의사가 되어 지금 모 병원에서 펠로우 과정 중에 있습니다. 공부만 한 타입이죠. 두 번째 친구는 벤처회사에 다니고 있구요. 직장 생활 하면서도 사회인 야구 리그 에서 자기 팀의 포수 겸 4번 타자로 활동중이기도 하구요. 마지막으로 저도 머 그냥 벤처회사에서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그 할아버지의 예견에 제 친구 둘은 엇비슷하게 맞아들어갔는데, 저만 유독 꽝이네요 ㅋㅋ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테마로 창업을 준비하기에도 지닌 지식이 미천해서 아직은 그런 생각은 꿈도 못꾸는 단계죠. 그렇다고해서 총알이나 인맥이 풍부한 것도 아니고... 아직 살아갈 날이 산 날보다 많이 남아 있을 것 같긴 한데.... 아무래도 그 할아버지의 예언은 2/3의 적중률을 가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_^;; 로또가 당첨되어 당첨금을 자본으로 사업을 하라는 계시인지...ㅡ.ㅡ;
남얘기 같지않네요;;;
지금 하는일도 골골골...ㅠㅠ;;;;;;;;;;;;;;;;
로또만이 살길인데...요즘 5등도 안되는군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