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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봄]
하루 종일 그대 생각 뿐입니다
그래도 그리운 날은 꿈에서 보입니다
요즘의 사람들은 기다림을 모르는지
미련도 없이 너무 쉽게 쉽게 헤어집니다
여름이 가고 가을 오면 원망도 깊어져가요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또 기다릴 수 있겠죠
그대와 나 사이 눈물로 흐르는 강
그대는 아득하게 멀게만 보입니다
올 해가 지나면 한 살이 더 느네요
그래도 다행인것은 그대도 그렇네요
여름이 가고 가을 오면 돌아올 수 있을까요
겨울이 가고 봄이 또 오면 손닿을 만큼 올까요
그대와 나 사이 눈물로 흐르는 강
그대는 아득하게 멀게만 보입니다
그리 쉽게 잊지 않을겁니다
하루 휴일을 이용해 먼 길을 다녀와 봅니다.
옅은 하늘빛과 잔잔한 구름을 보며, 창으로 흘러드는 따뜻한 겨울 햇빛에 밀린 광합성도 해봅니다.
까무룩 잠이 들었다 살짝 깨니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랫말에 가슴이 저립니다.
추위가 어서 물러가고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얼마전에 구미엘 다녀왔습니다.
친구를 만나 커피집에서 차를 마시며 거기 비치된 도서를 잠시 읽었습니다.
소설가 공지영의 수도원 여행기.. 그런 책이었는데 인상적인 말이 있더군요.
"금을 얻기 위해선 손에 가득 찬 은을 버려야 하고, 다이아몬드를 얻기 위해서는 또 어렵게 얻은 그 금마저 버려야한다고.. 버리면 얻는다. 그러나 버리면 얻는다는 말을 안다 해도 버리는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 쉬운 일이 아니다. 버리고 나서 오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까봐"
사람들을 만나 차를 마시며 버림과 기다림과 얻음에 대한 얘기들을 들은 것 같습니다.
취미생활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죠. 마라톤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듯 합니다. 받기 위해서 준다는 계산보다는 먼저 베풀고, 그리고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잊음뒤에 오는 선물을 받는 즐거움에 대한 생각을 잠시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것을 먼저 내려놓으면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이 언젠가... 다는 아닐지라도 온다는 진리를 한번쯤 생각해보는..
봄을 기다리는 2월, 오늘의 생각으로 가져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돌아와 남은 오늘의 휴일을 정리하며
차 안에서 계속 다시 듣고 들었던 이소라의 노래 가사를 받아 적어봅니다.
내려 놓지 못하고 또 무언가를 받아 오기만 한 나들이에 가벼운 봄을 맞이하긴 어려울 듯 하지만 비워진 마음으로 산뜻한 봄을 맞이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