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를 최종 마무리하고 이 키보드를 만들기 위해 재료를 모으고, 만들고 하던 과정들을 기억하는 잠시지만 짜릿한 시간...
잠시의 시간을 벗어나면 또 다른 키보드를 꿈꾸고 있을 나와 우리들'
'한 잔의 커피를 타오고 어머니께서 결혼식에 가서 빈 집에 모처럼 음악을 커다랗게 틀어놓는 아침.
BGM으로 선택된 이상은의 6집 [공무도하가] 음반에서의 이국적인 소리들이 공간을 채우고,
밍밍한 느낌의 흑축 Limkb를 연결해 글을 적는다.'
뭔가 하나를 완성하는데 보통 몇 년이 걸리는 걸 생각해보면 두 대의 Limkb를 완성하는데 걸린 시간은 비교적 짧은 편인듯하네요.
펑션라인이 없는 키보드는 과거에 몇 대 만들어봤기 때문에 크게 관심이 없었던 탓도 있고, 묘하게 알프스와 달리 체리 기반의 슬림 키보드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기분이 들어서 Limkb에 관심이 없어서 기판도 구입하지 않았고 만든 키보드 사진이 올라와도 감흥이 없었습니다.
봄 무렵일까..
장터에 Limkb 기판과 보강판.. 두 셋이 판매로 올라왔는데 아무도 구입하지 않으시더라구요.
팔리지 않는 물건을 보면서 묘하게 그 순간부터 끌리기 시작해서 한 셋을 구입했고, 한 셋은 쓰지 않는 356CL의 기판/보강판이 있어서 교환을 했습니다.
스티커 작업등은 할 정열이 없기에 그저 노멀하게 조립을 해두었습니다.
스위치는 백축과 흑축을 사용하였고, 스프링은 쓸 수 있는게 62g 스프링 밖에 없는터라 두 대 모두 62g 스프링을 사용했습니다.
백축 스위치는 예전에 나쁜동화님이 저렴하게 주셨던 것인 듯 하고, 흑축 스프링은 제로록님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았던 것을 사용했습니다.
내용물을 만들어 놓고 하우징을 만들기 위해 역시나 대기 시간이 길어졌는데, 다른 소재로 만들려던 두 건의 계획들이 무산되면서 그냥 아크릴로 만들었습니다.
일반 아크릴은 사실 맘에 드는게 하나도 없는데다가 투명이 아니면 레이어층이 5단 정도가 되야하는탓에 3단으로 가기 위해 투명으로 주문을 하고서, 아스텔처럼 보이려고 상판의 안쪽은 칠을 하고, 바깥쪽은 사포질로 마감을 했는데, 이게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귀차니즘에 반투명처럼 보일만큼 사포질은 도저히 못하겠더라구요..ㅎㅎ
그래서 하다말고 지저분한데 '뭐 그냥 쓰지' 하는 심정으로 대충 조립 완료..ㅋ
베젤 사이즈때문에 미니 USB 단자는 살짝 튀어나오는데 뭐 나름 귀엽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무한동시입력은 제겐 아무 의미 없지만 몽땅 눌러서 한번에 나오는 거 해보는 건 재밌습니다.
입력의 처리 속도가 굉장히 빨라서 깜짝 놀래기도 했습니다.
글을 두 줄인가 썼다가 지우려고 backspace를 평소처럼 쭉 누르고 있었더니 순간 그 위의 몇 줄까지 휘리릭 지워지는 통에 깜짝놀랬네요.
미니 키보드가 아름답긴 하지만 아무래도 실사용에 살짝 불편한 감이 있는데 세이버는 확실히 그런면에서 가장 쓰기 편한 키보드임에 분명한 듯 합니다.
더군다나 Limkb는 저로선 쓰지 않는 펑션라인이 없어서 좀 더 보기도 좋구요.
대부분 한 두대 씩은 가지고 있는 키보드인 듯 하여 뒤늦게 완성 보고 하려니 좀 쑥스럽네요..^^
- otd가 존재하는 한 모든 분들이 잊지 못할 찌니님의 공구 키캡들을 쓸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1차 구형무각 키캡과 소와레 키캡을 쓸 수 있게 고생해주신 찌니님 감사합니다.
- 소와레 키캡 구해주신 시골영감님 땡큐예요..ㅎㅎ
- 기판에 붙어있는 스위치 분양받고 떼어서 쓰느라 살짝 귀찮았는데..ㅎ 다이오드가 들어있는 스위치라 다행히 Limkb 작업시 한 과정을 덜 수 있었습니다. 나쁜동화님 감사합니다.
- 그저 올리신 글에 첫 번째 댓글을 단 것 뿐이었는데 흑축 스위치를 보내주셔서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제로록님 감사합니다.
- 언제가 됐든 키보드 완성하게 되면 사진이라도 꼭 올려달라고 하셨던 기판/보강판 분양해주신 구름님 고맙습니다.
- 삼클 기판과 교환해 달라는 요청을 선뜻 수락해 두 번째 Limkb를 만들수 있도록 해주신 vecton님 감사해요.
- 아스텔 팜레 선물해주신 재르님. 팜레가 Limkb를 위해 나온듯 맞춤이네요. 고마워요~
- 모든 이들이 쉽게 만들어 쓸 수 있도록 도면을 공개해주신 괴수가면님과 Limkb 기판 제작해주신 아꽈님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