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의 주력 키보드들은 모두 87(86) 텐키리스 배열이었습니다.
마우스 무빙 스페이스를 확보하기 좋은 디자인이고 텐키를 제외한 모든 키가 있으니 사용상에 불편함도 없으니까요...
그러나 87(86)을 쓰면서 고민거리는... 이 키 배열에서는 아이콘의 강력함이 상당부분 감소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아이콘의 최대 장점이라면 키배열을 마음대로 재수정할 수 있다는 것과, 펑션과 넘락을 이용한 키 레이어의 세팅인데... 87(86)배열은 필요한 키가 다 있으니 레이어를 쓸 일이 사실 없었습니다.
또한 편하게 들고다니면서 쓸 수 있는 키보드를 만들고 싶었는데, 87 배열은 A4사이즈 가방에 넣기에는 여전히 좌우가 길어서 애매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원하는 키배열을 고민해보고 그 배열대로 뽑아낸 것이 곤미니 입니다.
미니 배열 키보드는 이미 여럿 소개된바 있습니다.
삼미니, MX-MINI, HHMX, 포커, 노푸촉 등등...
이들 미니배열과 곤미니의 가장 큰 차이점은 펑션키 부분의 디자인입니다.
1. 저는 펑션키를 꽤 자주 이용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펑션키가 4개 단위로 떨어져 있어야 한 눈에 들어오고 제 손으로 감각적으로 누르는데도 편합니다.
곤미니는 87배열의 펑션열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나머지 편집키들은 Fn조합으로 무리 없이 들어갑니다.
2. 캡스락의 위치에 좌측 컨트롤키를 삽입했습니다.
캡스락 쓸 일도 별로 없고... 캡스락 위치에 컨트롤키를 넣으면 이게 손목 증후군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들었습니다. 캡스락의 위치를 변경하면서 하단열에 커서키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3. 윈키와 더불어 Fn키도 왼손으로 누를 수 있도록 배치했습니다.
Fn조합이 들어간 키가 대부분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이들과의 편리한 손조합을 고려하였습니다.
윈키 역시도 좌윈키만 대부분 사용하므로 왼쪽에 배치하였습니다.
그럼 이제 내부를 좀 들여다 보겠습니다.
좀 많이 지저분합니다.
아이콘을 사용하였기때문에 기판의 패턴에서 살릴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살려도 되는데... 기판을 재단할 때 아무 생각 없이 패턴을 모두 끊어버렸습니다. ㅜㅜ 기판을 다시 재단하기는 너무 귀찮아서 그냥 풀와이어링을 했습니다.
아직 LED들을 연결하기 전입니다.
기판두께가 1.6mm임을 고려할 때 하판까지의 여유 공간이 3.4mm이므로 조금이라도 공간을 세이브하고자, 컬럼은 동테이프를 잘라 붙여서 패턴을 만들었습니다.
아이콘의 위치는 스페이스바 뒷편에 위치해야 합니다.
한쪽 고정핀(플라스틱)을 적절히 잘라내고 아이콘을 잘 맞추면 구멍 2개가 아이콘에 딱 걸립니다.
이것을 이용하여 아이콘을 고정하고, 스페이스바에 사용된 스위치에는 다이오드를 넣지 않고 "점퍼선"을 넣습니다. 이 점퍼선이 6번 컬럼과 연결되는 핀이며 그대로 다른 매트릭스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페이스바 스위치는 다이오드가 들어가지 않으므로 혹시 모를 고스트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 단독으로 로우/컬럼을 배분해주었습니다.
이제 LED를 위한 배선을 할 차례입니다.
공간이 없어서 절연 테이프를 붙여서 대충 절연을 시키고 그 위에 깔았습니다.
하우징 고정 방식은, 항상 하던대로 하우징의 아래에서 위쪽으로 접시머리 나사를 사용하여 조여주고, 카운터싱크 가공을 하여 나사 머리를 매입합니다.
범폰 역시도 색상의 매치로 보나 가격대 성능비로 보나... 저는 그냥 아크릴로 베이스를 만들고 그 위에 고무발을 붙여서 만듭니다.
사진을 보시면 스페이스바쪽 작은 범폰이 약간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데요...
이것은 하우징의 높이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서 입니다. 제가 직접 디자인한 하우징들의 경우 하우징 두께는 19mm이며 체리 키캡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렇게 조립하면 팜레스트 없이도 쓸만한 높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하우징 옆면을 보겠습니다.
최근 조립하는 아크릴 하우징들은 모두 옆면을 사포로 밀어서 단차를 잡는 가공을 합니다. 이 가공도 상당히 지루한 가공인데... 그래도 제대로 하고 나면 보기에는 괜찮습니다. ^^; 사진이 오히려 단차가 있는 것 처럼 찍혔군요...
실물을 보면 단차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제 드디어 대문에 걸린 정면샷입니다.
우청님께서 도움주신 Rebel1.5 부분 키캡입니다.
공제 키캡은 체리 순정 키캡과 미묘하게 높이가 다릅니다. 저는 오히려 이것을 활용하여 손으로 대충 훑어도 어느 키인지 감을 잡을 수 있도록 해 봤습니다. 왼쪽 하단의 윈키와 Fn키 중 손을 훑었을 때 쑥 들어간 키가 윈키가 되겠지요...
좌측 컨트롤키의 경우 크기도 약간 작고 스텝스도 안맞습니다만. 크기가 맞는 8000시리즈 캡스락보다는, 크기가 약간 안맞더라도 Rebel을 넣는 것이 시각적으로 잘 구분되기에 그렇게 했습니다.
언제가될지는 알 수 없으나, 차후 GON_MINI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위에 사용된 5개의 키캡(좌측 컨트롤은 스텝스와 크기 모두 곤미니에 딱 맞는 것)을 함께 공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만... 이건 그 때 상황을 봐야겠지요 ^^;
또한 노란색(또는 짙은 노랑, Fn키와 같은 색) 글시가 들어간 스티커도 함께 공제를 해서, Fn 조합이 되는 키의 옆면에 붙여서 쉽게 구분이 되도록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키보드를 만들면서, 키감을 최대로 튜닝해서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기판에 풀와이어링이 들어가는 관계로, 하우징의 변화를 줘서 키감을 원하는대로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프로토타입인만큼 이 배열이 쓸만한지 익숙해지는데는 얼마나 걸리는지 열심히 두들겨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