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q / planar 50.7 / kodak colorplus 200 / 5ed + auto level
좋은 비는 어디서 오는가, 좋지 않은 비는 어디서 오는가
어이없으며 간사하게도 좋음과 좋지 않음에 대한
순간적 판단이란 것은 그날의 기분따라 다르다.
바꿔서 생각해 보자면 잠깐 다른 맘 먹으면
좋음은 나쁨이 될 수 있고, 나쁨은 좋음이 될 수 있다.
팔랑귀처럼 흔들리는 마음이란 건 엷고, 얕고... 그렇게도 간사하다.
나에게 당신에게 기준과 중심이란 것이 없다면 하루 하루는
그저 밑에서 쏘아올리는 바람에 의해 정처없이 휘둘리는
길거리 홍보인형의 몸짓처럼 우스꽝스러우리라.
마음이 닻 잃고 부유하는 조각배처럼 갈팡질팡하는 어느 날인가
바람에 몸을 맡긴 한 점 연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한다.
오늘 하루 불어닥치는 시련의 바람이, 추위의 빗줄기가 서러울때면
가끔 올려다볼 하늘은 늘 거기에 있음을 생각해 보자.
떠나지 않고 항상 나와 우리를 위해 그곳에 있는 무언가를 기억해보자.
시린 마음의 비가 영혼에 생채기를 내는 그 어떤 날이라도
푸른 하늘에 둥실 떠서 날 수 있는 연이 되는 꿈을 잃지는 말자.
오늘의 비는 맑음이다.
<201105, 서울, 한강변을 걷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