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 청축을 사용한 가장 유명한 키보드 중 하나는 아마도 돌치일 것입니다.
지난달에 키캡 없는 돌치를 영입하면서, 여기에 키캡을 씌워서 타건해려다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한동안 박스 안에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주말에 짬을 내어 케이블을 개조해서 PC에 물리려고 하우징을 열었는데...
헉... "뇌"가 없는겁니다. -0-; (판매자분도 1년 넘게 창고에 있던 물건이라 잘 모르셨다고... 그 덕에 레어 키보드 하나 분양권 받았습니다. ^^;)
아무튼 제 돌치는 말 그대로 MCU만 쏙~ 빠져 있는 상태... 그래서 다른 멤브 MCU만 이식해서 살려보려 게시판에 문의를 하니 메이트릭스가 달라서 안된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결국 이걸 살려내려면 멤브 컨트롤 PCB를 이식하고 와이어링 내지는 풀 와이어링을 하거나, 아이콘을 이식해야하는데... 와이어링을 하자니 기판에 칼질을 해야해서 영 부담스러워서 그냥 처박아 뒀었습니다.
그러던 중 기쁜 소식이... 이번 주 월요일에 드디어 아이콘을 얻게 된 것이지요. 월요일 오전에 인편으로 제 사무실로 보내주셨더군요. 전혀 기대도 못하고 있었는데... ^^; 너무 감사할 따름....
아이콘을 전달해주신 사무실 동료분은, "이게 뭐냐? 갖다주면 알거라던데..."라고 하시면서 저를 아주 신기하게 쳐다보시더군요. ㅋ 작은 쪼가리에 입이 귀에 걸려있는 모습이 재미있었나봅니다. ^^;
아이콘을 받고 그날 너무 늦게 들어가서 작업을 못하고 어제 드디어 작업을 했습니다.
우선 돌치의 메이트릭스는 조금 독특합니다.(아래 링크 참조)
http://www.kbdmania.net/xe/121834
보통 메이트릭스의 로우와 컬럼을 단순히 더한 합이 26이하인 것 같은데, 돌치는 이게 27(8/19)입니다. 그래서 아이콘을 연결하면 접점이 하나가 모자랍니다.
돌치가 다이오드가 사용되지 않은 키보드이다보니, 고스팅 현상을 막기 위해서 조합키들은 아예 1라인에 1개씩만 물려놓은 것 같더군요. 그래서 1라인의 패턴을 끊고 그걸 다른 라인에 와이어링해서 컬럼(로우?)이 19인 것을 18로 줄여서 아이콘에 이식하거나, 기능키 하나를 포기하여야 합니다.
저는 그냥 우측 컨트롤키(거의 눌러본 적이 없습니다...)를 포기했습니다. 이걸 계속 쓸지 아니면 해체해서 부품용으로 쓸지 결정도 못한 상태인데, 만일 부품용으로 쓴다면, 저는 윈키를 선호해서 이걸 윈키 기판을 가지신 분과 교환해야 하니까요... 패턴이 끊어진 기판을 받고 싶은 분은 없겠지요 -0-;
그리고 아이콘도 다른 키보드에 연결해서 써야할 것 같아서 팁&테크 게시판에 올려진 사진대로 EZ커넥터 작업을 했습니다. 땜질 없이 케이블만 꽂았다 뽑았다 할 수 있게요... 팁&테크에 올렸던 것에서 바뀐 점은, LED연결 커넥터도 ㄱ자형을 쓰기로 했습니다. 이걸 ㅣ자형을 쓰니 그것때문에 아이콘 장착에 필요한 높이가 높아지네요... ㄱ자형을 쓰면 전체적으로 비슷하게 떨어집니다.
그리고 USB커넥터를 위한 구멍도 만들었습니다. 원래 꼬인줄이 나오던 부분을 가공하려다가 그냥 반대편에 아이콘과 가까운 곳에 새로 뚫었습니다. 구멍을 뚫을 때에는 6mm 목재용 드릴을 사용했습니다. USB케이블이 바깥에서 당겨지면 아이콘에서 분리되거나 다른 케이블들을 분리시킬 수도 있으므로, 밖으로 당겨지지 않게 안쪽에 케이블타이를 한 번 묶어줬습니다.
USB케이블 구멍을 바깥쪽에서 본 모습입니다.
이렇게 물리적으로 조립을 마친 후, 펌업을 하기 위해서 아이콘 펌을 검색하려다가... 귀찮아서 전에 더치트 조립하면서 받아놓은 펌을 씌웠습니다. 더치트도 아이콘이 박혀있는 것이니...
(이게 문제였던겁니다. -0-;;)
그랬더니 인디케이터 LED도 제대로 불이 안들어오고 우측 알트, 쉬프트가 인식이 안되더군요. 물리적으로 잘못 연결하거나, 제가 찾은 메이트릭스 정보가 잘못되었나 싶어서 하우징 다시 열고 테스터로 메이트릭스 점검해보니 잘못된 것이 없더군요. 그제서야 생각나는게... 아꽈님이 더치트 공제하시면서 이상하게 펌이 제대로 안올라가서 설계변경하셨던거... -0-; 아이콘 2nd와 더치트 펌은 비슷하나 다른거...
다시 아이콘 1.04펌을 받아서 업하고 매핑하니 잘 작동하네요 ^^;
지금 이 글도 돌치로 쓰고 있습니다. ^^;
책상 위에서 한 컷... 키캡도 없고 뭐.... 그런 고로 섞여있네요 ^^; 돌치의 키맛을 제대로 보려면 두꺼운 키캡을 꽂아야 하는데... 일단 좀 쓰다가 두꺼운 이색으로 바꿔서 타건해봐야겠습니다.
일단 소감은, 청축으로 조립한 더치트보다는 못하다는 것입니다만... 그게 이유가, 돌치의 경우도 잡음이 많네요. 스프링 튕기는 소음, 체리 청축 특유의 슬라이더 달그락거림 등... 그러나 뭐라 설명하기는 좀 애매한데... 눌리는 느낌이 좀 다르네요.
부품용으로 추출할 때 스위치 다 열어서 손을 좀 보면 괜찮은(제가 좋아하는 키감...) 키감을 줄 것 같습니다.
근데 키가 적게 물려 있는 둘을 (물론 겹치는 라인이 없다는 전제로.. )
같이 물려도 작동하지 않나요?
제가 이해력이 없어서 .. 그런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냥 질문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돌치는 공간이 상부에 있어서 소켓 작업하신 보람이 잇으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