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물품을 불용처리하는 곳을 지나는 중 무언가 먼지에 뒤덮인 물건이 시선을 끌더군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라 직접 보고도 무엇인지 인식하기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바로 랙에 담겨있는 11800이었습니다~
많은 타이핑량으로 인해 넌클릭 계열을 선호해서 그 배열과 기계적인 만듦새를 꼭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지만,
이미 마제, 8200, 4100 등을 갖추고 있어서, 추가로 마련하기가 망설여졌던 바로 그 녀석이었습니다.
검은 먼지가 겉면 전체에 코팅이 되어있다시피 한 녀석을 가져와서 조심스레 분해하며 살펴보니,
랙에 들어 있었던 관계로 조금의 흠집도 보이지 않더군요. 먼지도 랙 밖으로 드러난 부분에만
살포시 내려앉은 것이 전부구요.
설레는 마음으로 기판을 들어내고, 키캡은 틀니세정액에... 하우징은 사워기로 물만 뿌려 주었는데...
...
완전 신품의 뽀얀 모습을 드러내더군요...
사용 흔적이 전혀없는 pbt 재질의 키캡은 무슨 펄 성분을 뿌려놓은 것처럼 너무나 이쁘게 반짝이고, 은은한 베이지의 하우징은 더 이상 말이 필요없었습니다. 트랙볼도 너무나 부드럽게 제역할을 잘해주는군요.
11800의 트랙볼 부분은 마우스 대용의 역할뿐만아니라 숫자키부분을 사용할때 자연스레 손목받침의 역할도 해주어서, 기능적인 측면에서나 디자인 측면에서 너무나 멋진 부분이아닐 수 없습니다.
기계적인면에서 터치패드를 갖춘 11900보다 트랙볼의 11800이 더 매력적이었는데, 기대하던 것 이상이었습니다.
저에게 온, 너무 감사한 설 선물입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