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에 애들한테 가지 못하고....
길상사에 다녀왔습니다.
전 나쁜 아부지인 것 같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김영한 여사님께서
백석시인과 어쩌고저짜고 하고,
법정스님과 이런저런 해서
대성각이란 고급요정(당시 싯가 천억원) 전체를 몽땅 시주를 하셨다는...
참 드라마틱 한 것이,
당시 서울 최고의 고급요정에서 한끗발 한다는 분들과 그분들에게 빌붙거나
그분들에게서 얻을 게 있는 관계자들이 모여서 매일밤 술마시며
애욕과 물욕과 권력욕을 탐하던 곳.
그렇게 인간의 욕구의 극단을 추구하던 장소가
그 반대 끝의 장소로 극적인 탈바꿈을 했다는, 소설보다 더한 드라마가 현실에서 일어났다는 것이,
정말 아이러니 합니다.
정말 수많은 별채들(지금은 스님들의 숙소로 쓰여서 들어가진 못했습니다.)을 통해
그 당시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너무 그쪽으로만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인생무상이란 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침묵의 집'이란 곳이 있었는데, 거기는 아무나 들어가서 조용히 명상하라고 만들어 놓은 방이 하나 있던데...
후배놈만 아니었으면, 두어시간 앉아 있다가 왔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대성각을 시주한 여사님도 한번 생각해보구요. 요즘 제 인생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요즘 일하다 보니 쌈닭이 되어 버렸네요.
그냥 인생무상처럼 일해야겠습니다.
크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한두가지 맘대로 안된다고 맘상해서는 안되겠죠?
사족으로, 한성대 역으로 내려오는데 걸어오다 보니 외제차가 우리나라 차보다 많더군요.
BMW, Benz가 기본이고, 벤틀리에 마이바흐까지 봤습니다.ㄷㄷㄷ...
엄청난 부촌이더군요.
자그마한 성당도 참 좋았습니다.
어린이날에 애들때문에 고생 많이 하셨죠?
이제 편히 쉬시고 이틀만 더 참으시면 또 주말입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