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갑자기 관례에 어긋나게
성탄절 선물 뭐 사 줄거냐고 물어보더군요.
예쁜 지갑을 사달라고 싶은데
그냥 사달라기 뭐하니까 성탄절을 엮어들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뭐 사줄 거냐고 되물었고..
여차저차, 설왕설래 하다가
저는 키보드 하나를 받기로 했습니다.
제 손에 딱 맞는 흑축 키보드는 이미 감당이 안 될만큼 많고 해서
흔한 러버돔 작동기가 들어있는 녀석을 하나 갖고 있어야겠다 싶었습니다.
리얼포스 87 차등 저소음으로 질러버렸습니다.
전에 리얼포스 86키를 쓰다가 키감이 맞지 않아 방출한 경험이 있어서 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질게에서 [흰둥이친구]님 답변을 보고는
달라진 키감을 기대하고 용기를 냈습니다.
http://l.otd.kr/6HMS8FVZ
이 녀석입니다.
책상은 지저분하지만 예쁘죠?
기름기 찌든 팜레스트 말고 키보드요~~
보기는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리얼포스 키캡 색감과 똑같은 색감의 체리스위치용 키캡 세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난번 리얼포스 86 버전을 방출한지도 꽤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맨 왼쪽 Ctrl키가 미묘하게 틀어져 있는 것은 여전하더군요.
저는 원래 한글 각인도 같이 있는 녀석을 선호하는데..
구할 수가 없더군요.
IBM Model-M 스페이스 세이버 처럼 Num Lock키의 쓰임새를
살려준 것은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서비스로 받은 빨간 Esc가 참 잘 어울리죠?
리얼포스 저소음 버전의 저키감은 [흰둥이친구]님께서 말씀해주신 내용과 거의 틀림이 없습니다.
바닥치는 느낌이 약간 더 물컹해진 것 같다는 것을 제외하면요.
키가 위로 올라올 때 하우징을 치는 소음이 현격히 줄어들면서
키를 누를 때 멈추고 완전히 다 올라왔을 때 탁 쳐주는 개운함? 상쾌함? 같은 느낌은 없어졌습니다.
눅눅하다고 해야할까요?
그리고 전반적으로 키를 누를 때의 깊이감이 얕아진 것 같습니다.
뭔가 묘하게 답답한 느낌을 주네요.
차등 키압입니다. 35g인 키들은 실수로 같은 글자가 몇 줄씩 쳐지곤 합니다.
체리 흑축을 쓸 때처럼 멍하니 손가락을 올려놓고 있다 보면 큰 일이 벌어집니다^^
조용하기는 확실히 조용합니다.
다른 어느 키보드에서도 느낄 수 없는 독특함과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키감이기는 합니다.
제가 흑축 알루미늄 키보드들을 쓰면서 손가락 힘이 많이 좋아졌나봅니다.
바닥까지 쾅쾅 찍어지게 스트록을 하게 되네요;;
힘을 빼는 연습을 하는 중이입니다.
구름타법이
리얼포스를 치는 타법을 지칭하는 것인지, 흑축 리니어 키보드를 치는 타법을 지칭하는 것인지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예전의 어느 동호회 게시판의 논쟁이 생각나는군요.
리얼포스 각인이 예뻐서
폰카이지만 나름 초점을 맞춰봤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전정한 힘]인가요?
아내가 힘들게 마련해준 키보드이니
열심히 적응하면서 지내봐야겠습니다.
360은 상자 속으로~
짧은 시간에 길이 잘 들어서
완전히 손에 맞게 된 저의 완소 360 코르사를
상자 속에 넣기 전에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360 코르사는 2013년의 456, 2012년의 356CL, 2011년의 356L에 이어
2014년에 만난 최고의 키보드입니다.
득템의 과정에 대해 회고하시는 내용이 참 흥미진진했지요. 부럽기도 했고... 빨간머리 앤이 세상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기에 멋진 것이라고 역설하는 스샷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당장 저도 최근에 힘빠님의 호의를 통해 구하던 물품에 한발짝 다가선 적이 있기에 더 와닿았던 것 같아요.
축하드려야 할 득템글에 뜬금없이 뻘플을 달아버렸네요 -_-; 입양하신 리얼포스로 오늘 하루도 즐키보딩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