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인근 바닷가를 돌며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쓸모 없는 땅인가...
다죽어가는 시화호에 생명을 불어 넣은 것은 국민들의 채찍질과 한탄이었습니다.
철새 낙원지인 시화호에 개발논리로 우리는 방조제를 세웠고,
썩어들어가는 인공호수를 보며 언론은 연신 보도했고 국민은 분노했습니다.
철새들의 낙원지가 철새들의 무덤지가 되었기 때문이었죠.
뒤늦은 분노 였습니다. 그 분노를 가라앉히고 살려내는데 1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오늘 문득 라이딩을 하다가 멈춰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아 내가 잘못 생각했었구나 하면서 말이죠...
전 그동안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개발논리에 빠져 있었습니다...
잊고 있었습니다
여기가 15년 전에 시화호 였었던 것을..
그리고 이제 곧 착공예정인
USKR(유니버셜 스튜디오-유니버셜 영화사가 지은 디즈니랜드와 같은 유명 테마파크)부지라는 것을..
화성이라해서 시화호에 근접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시화호를 둘러싸고 있는 이 곳이 바로 유니버셜 스튜디오라는 놀이공원 부지라는 것을 최근에 알았습니다.
수묵화 같이 아름다운 이 곳이 바로 USKR 입주부지 입니다.
3조원이 넘는 돈이 부어진 다면 이곳은 어떻게 변할까요?
갯벌과 습지가 어울어진 이 곳에 USKR이라는 동서양의 자본이 입혀진다면 이 곳은 과연 더 아름다워 질까요?
개중에 아름다운 발전이라 칭송하는 분도 계시겠죠.
하지만 자연은 시끄러운 롤러코스터와 야밤에 환한 불빛을 적대시 합니다.
어색하게 치장한 콘크리트와 다채로운 색의 쇳조각이 있을 뿐입니다.
(이미지를 눌러 크게 봐 주세요)
반월공단의 석양에 비추어진 점에 불과한 작은 새는 말합니다.
인간은 자연을 얼마나 작게 만들었는지...
이미 서해안은 인간이 자연보다 큽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습지지역인 서해안이 그렇게 작아졌습니다.
안산은 산업화의 논리로 지어진 계획도시입니다.
하지만 안산의 자연을 보존했다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습지로 남았을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도 관련 지자체는 "쓸모없는 땅"을 건설부지로 다듬고 있습니다.
오늘 여러장의 사진을 찍으며 많은 것을 반성했습니다.
그 반성을 기록으로 남겨봅니다.